새 정부 출범을 코앞에 두고 인사청문회 대치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총리 후보자 및 장관 후보자 5명을 부적격 인사로 지목하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총리 없이 새 정부를 출범시키겠다”며 강경한 입장이다. 여야 강대강 대치 속에 윤석열 정부의 정상적 출범도 어렵게 됐다. 정치권의 극한 대결로 코로나 위기 극복과 자영업자 손실보상 등 시급한 민생 현안이 뒷전으로 밀리고,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당선인 측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포함한 일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국회에 요청했다. 총리 임명 동의안 처리와 상관없이 장관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국회에서 청문보고서를 채택한 장관 후보자는 추경호 부총리 후보자 등 4명인데, 9일까지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한 5명의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더라도 윤석열 정부의 출범 첫 주 정상적 국무회의는 불가능하다. 더구나 정호영 후보자에 대해서는 차기 여권 내부에서도 낙마 의견이 우세해 임명 강행이 상당히 부담스럽다.
민주당이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을 다른 장관 후보자들의 낙마와 연계할 움직임까지 보이면서 상황은 더욱 꼬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총리와 장관 후보자 동시 낙마를 요구하고 있지만, 총리 후보자 인준을 무기로 한동훈 후보자를 저격하겠다는 속내를 여러 차례 드러냈다. 자녀 입시 비리를 비롯한 한 후보자의 자질 문제는 9일 인사청문회에서 엄중하게 따져 국민 눈높이에서 평가할 일이지 총리 임명 동의와 연계하는 것은 정치 도의가 아니다.
강대강 대치로 새 정부 출범이 차질을 빚는다면 여야는 다음 달 지방선거에서 민심의 혹독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민주당은 새 정부의 발목을 잡는 부적절한 연계 전략을 포기하고 차기 여당인 국민의힘은 여소야대 국면을 대비해 정치력을 발휘하기 바란다. 당선인은 '총리 없는 정부 출범'으로 어깃장을 놓을 게 아니라 정호영 후보자의 거취부터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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