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 광복이와 관순이를 사랑하는 시민들'
서울대공원 앞에서 침팬지 2마리 반출 반대 집회
"시민의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어"
집회 기획 김보경 "매주 침팬지 위한 집회 열 것"
8일 오후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내 조각분수상 앞. 어버이날을 맞아 대공원을 방문한 인파 속 침팬지 반출 반대 손 팻말을 든 시민들이 등장했다. '침팬지 광복이와 관순이를 사랑하는 시민들' 30여 명은 서울대공원 측에 침팬지 '광복이'와 '관순이'를 동물쇼를 하는 동물원으로 보내지 말 것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참석자 중 일부는 울먹이며 광복이와 관순이에게 미안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국제적 멸종위기종 침팬지 반출 관련 국제 인증 위반 논란(본보 3월 15, 19일, 4월 9일, 26일 자) 보도 이후 서울대공원은 동물 반입∙반출 체계를 대폭 손질하기로 했다. 반면 광복이와 관순이의 반출은 다자 간의 계약체결과 대안 부재를 이유로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시민들은 이날 자발적으로 나서 광복이와 관순이의 반출 반대 집회를 열고 이들을 체험동물원으로 보내서는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동물단체들은 서울대공원이 침팬지 두 마리를 보내는 반출지인 인도네시아 타만사파리가 동물을 쇼와 체험에 동원하는 곳이라며 반출 이후 침팬지의 재반출 가능성과 번식한 개체들의 쇼 동원 여부를 근거로 반출을 반대해 왔다.
집회에 참석한 이종석(54)씨는 "10년 전 TV에서 어린 관순이를 보고 좋아했었다"며 "당시에는 야생동물, 동물원 속 동물이 처한 어려움을 몰랐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에게 너무 미안하다"며 "시민의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어 집회에 참석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참석자는 "우연히 침팬지 반출 관련 뉴스를 봤는데 너무 화가 나서 집회에 참석하게 됐다"며 "서울대공원이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침팬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했다.
집회를 기획한 김보경 책공장더불어 대표는 "인간의 소리를 내지 못하는 동물들을 대신해서 시민들이 나선 집회"라며 "앞으로 매주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물단체도 아니고 온라인으로 만난 시민들의 작은 목소리가 모여 함성을 만들어 내고, 광복이 관순이의 삶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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