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여러분, 고맙습니다.'
중고거래로 유명한 신생기업(스타트업) 당근마켓이 전 직원에게 150억 원 상당의 주식을 나눠 준다. 그동안 회사 성장에 기여한 직원들이 진정한 회사의 주인이라는 생각에 두 공동대표가 개인 지분을 아낌없이 내놓았다.
당근마켓은 9일 공동 창업자 김용현, 김재현 공동대표가 갖고 있던 주식 150억 원어치를 300명의 직원들에게 아무 조건 없이 나눠 준다고 발표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유상 증자를 통한 신주 발행이 아닌 두 공동대표의 기존 개인 지분을 쪼개서 나눠 주는 것"이라며 "이날 오후 사내 게시판에 이 소식이 발표되면서 직원들이 모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근마켓은 자회사 당근페이, 당근서비스, 캐나다와 일본 현지법인을 포함한 전체 직원 300명에게 직급이나 직책에 상관없이 근무 연수에 비례해 증여 형식으로 주식을 나눠 준다. 1인당 평균 5,000만 원에 해당하는 주식을 받는다. 또 인턴 등 비정규직에게도 근속 개월 수에 따라 1인당 최소 100만 원에서 최대 500만 원의 격려금을 준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오래전 입사자나 최근 입사자나 받는 주식 차이가 크지 않도록 지급 규모를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두 공동대표가 지난 3월 주주총회를 지켜본 뒤 내린 결정이다. 당근마켓에 따르면 두 대표는 주총에 모인 외부 주주들이 회사 발표 내용을 경청하고 열심히 메모하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두 대표는 정작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하며 고생한 것은 직원들인데 주주가 아니라는 이유로 주총에 참석조차 하지 못하는 현실을 안타깝게 느꼈다"며 "그때부터 직원들에게 주식을 나눠 줄 준비를 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앞으로도 직원들과 회사 성장을 함께하겠다는 두 대표의 의지도 반영됐다. 두 대표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지금까지 회사 성장은 임직원들의 노고 덕분이었다"며 "진정한 회사의 주인인 직원들이 앞으로도 성장의 주축이 돼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2015년 설립된 당근마켓은 이용자의 거주지 중심으로 진행되는 중고거래 앱을 선보였다. 현재 당근마켓 앱 가입자는 2,300만 명, 월 이용자가 1,800만 명에 이른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영국 일본 등 해외 440여 지역으로 빠르게 서비스를 넓히고 있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이번 주식 증여로 회사에 대한 애사심과 두 대표에 대한 존경심이 강해졌다"며 "앞으로도 회사 성장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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