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 쿠웨이트 여성 참정권
2011년 사우디아라비아를 끝으로 사실상 지구상의 모든 국가가 여성 참정권을 수용했다. 교황이 통치하는 바티칸시국과 전제군주국 브루나이가 있긴 하다. 교황은 전 세계 추기경들이 선출하고 여성은 사제가 될 수 없으므로 바티칸시국에는 여성 참정권이 없다. 브루나이는 영국에서 독립해 1962년 역사상 첫 총선거를 치렀지만 공화파 정당의 압승에 분노한 술탄이 비상사태를 선포해 선거 결과를 무효화하고 헌법도 폐지해버렸다. 브루나이에는 선거가 없고, 남녀 모두 선거권도 없다. 탈레반(탈리반) 정권 찬탈이 반복된 아프가니스탄도 있다. 2002년 탈리반 축출 이후 인정된 여성 참정권은 최근 탈리반 재집권으로 다시 폐지될 가능성이 있다.
카타르(1999)-아프가니스탄(2002)-오만(2003)-쿠웨이트(2005)-아랍에미리트(2006)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까지 여성 참정권에 마지막까지 저항한 곳은 대부분 무슬림 국가다. 하지만 무슬림 여성 참정권은, 소비에트 사회주의 이념 등의 영향으로 1917년 크리미아인민공화국을 시작으로 아제르바이잔, 키르키즈공화국(1918)-알바니아(1920)-타지크, 카자흐(1924)-터키(1930) 등 지난 세기 초부터 꾸준히 확장돼 왔다. 2차 대전 직후인 1945년 세네갈과 인도네시아가, 1947년 파키스탄이 독립·건국과 동시에 여성 참정권을 인정했고, 1948년 대열에 동참한 이라크는 2005년 첫 자유선거를 치렀다.
2005년 5월 16일 쿠웨이트 의회가 37대 21(기권1)로 승인한 여성 참정권은 몇 차례 고비를 겪은 전례가 있다. 역동적 의회를 지닌 입헌군주국 쿠웨이트의 여성 참정권 운동은 1961년 독립 직후부터 이어져 1963년 첫 법안이 의회에 상정됐고, 1985~86년에도 의회에서 저지됐다. 1999년에는 국왕 포고령으로 여성에게 참정권이 부여됐지만 6개월 뒤 의회가 부결함으로써 반년간 선거 없이 여성 참정권이 존재한 기간이 있었다. 쿠웨이트 여성 후보는 이후 2차례 총선을 통해 7명이 의회에 진출했고, 2020년 선거에서는 당선자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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