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항원검사 양성예측률 90% 이상
정부 “굳이 중단하지 않아도 될 듯”
전문가 “PCR와 하이브리드 체계 필요”
안착기 이후엔 검사비 내야 할 수도
동네 병·의원 신속항원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이 나왔을 때 확진으로 인정하는 방식이 13일 종료를 앞두고 있다. 양성예측도가 높게 유지되고 있는 만큼 이후에도 현행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방역당국은 오는 23일 포스트 오미크론 ‘안착기’ 전환을 앞두고 신속항원검사에 본인부담금을 물릴지 고심 중이다.
유행 감소세 주춤… 양성예측률 유지될 듯
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의료기관의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양성을 확진으로 계속 인정할지 여부가 이르면 10일 발표된다. 방대본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굳이 중단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대본 관계자 역시 “(13일 이후에도) 현 체계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귀띔했다. 방대본이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양성예측도가 높게 유지되고 있고 △조기 치료와 투약 필요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보건소 신속항원검사의 위양성률은 지난 1월(26~31일) 23.7%, 2월(1~28일) 13.6%였다. 3월(1~31일)엔 9.3%까지 내려갔다 4월(1~10일) 10.3%를 기록했다. 위양성률은 신속항원검사에선 양성이 나왔는데 PCR(유전자증폭) 검사로는 음성인 경우, 즉 ‘가짜 양성’의 비율을 뜻한다. 위양성률 10%는 양성예측률(양성이 양성으로 나오는 비율)이 90%란 얘기다. 보건소 신속항원검사가 중단된 지난달 11일 이후 방대본은 일부 의료기관의 신속항원검사를 모니터링해왔다. 그 결과 “위양성률 10% 미만, 즉 양성예측률 90% 초반이 유지되고 있다”고 방대본은 설명했다.
양성예측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확진자 규모다. 확진자들이 많을수록 양성예측률은 높다. 이 때문에 오미크론 대유행이 한풀 꺾이고 확진자가 크게 줄면, 양성예측률이 떨어질 거란 우려가 제기돼왔다. 양성이 아닌데 양성 판정을 받아 불필요하게 약을 먹고 격리돼야 하는 사람이 늘 거란 걱정이다.
그런데 오미크론 ‘꼬리’가 길어지면서 유행 감소세가 주춤해졌다. 이날 0시 기준 하루 신규 확진자는 2만601명으로, 1주일 전인 2일(2만76명)보다 525명 늘었다. 전날 신규 확진자도 한 주 전보다 2,000여 명이나 많았다. 신속항원검사 양성예측률이 당분간 유지될 거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그래도 전파력이 더 강한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시간문제인 만큼 증상 있는 사람의 진단과 치료 속도를 높이는 게 전파를 막을 최선의 방법이다. 병·의원 신속항원검사 속도가 보건소 PCR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에서 변이 대응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동네에 이미 정착” vs “PCR로 돌아가자”
전문가들 시각은 엇갈린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이미 동네 병·의원에 자리가 잡혔으니 오히려 대학병원급으로 넓혀 더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빠른 대응이 필요한 취약계층 외엔 정확도가 높은 PCR로 돌아가는 게 맞다고 본다”는 의견을 내놨다.
PCR 검사 역량은 하루 약 80만 건. 현 유행 규모 정도는 감당 가능하다. 하지만 동네 의료기관으로 확대하기엔 한계가 있다. 의원급은 자체 PCR가 어려워 수탁기관에 의뢰해야 하는 곳이 많아서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신속항원검사와 PCR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체계’를 만들고, 고위험군과 요양병원의 PCR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검사 비용 부담은 언제부터
정부는 포스트 오미크론 안착기엔 신속항원검사에 본인부담금을 매기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금은 신속항원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가면 진찰료(1만7,000원) 중 5,000원만 환자가 내고, 검사료(1만7,000원)는 모두 건강보험이 부담한다.
방역당국은 검사료도 일부를 내게 하는 식으로 환자 본인부담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그러나 돈을 더 내야 한다면 검사를 기피하는 경향이 생겨 ‘조용한 전파’가 늘 우려가 있는 만큼 아직은 신중한 모습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