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서 몰린 지지자들 일찍부터 집결
얼굴 새긴 기념품 등 들고 환영 준비
"내 평생 이렇게 깨끗하게 퇴임하는 대통령은 처음이라 여기까지 와 봤어요."
전북 전주시에 사는 최모(79)씨는 10일 일부러 시간을 내 차로 3시간 이상 걸리는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을 찾았다고 한다. 이 곳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이후를 보낼 사저가 있는 마을. 퇴임을 축하하기 위해 먼 길을 왔다는 최씨는 "일본 수출규제, 감염병 대응 등에서 업적이 많다”며 “앞으로 대통령이 사저에서 편안하게 사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이 사저로 돌아오는 날, 전국 각지에서 몰린 지지자들은 아침부터 평산마을 회관 앞에 집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오후 3시쯤 도착하지만, 지지자들은 일찌감치 길가에 자리를 잡고 환영 준비에 나섰다. 마을 곳곳에 퇴임 축하 현수막을 달고, 경찰이 설치한 안전 펜스를 흰색과 파란색 풍선으로 장식했다. 이 곳을 찾은 지지자 대부분은 문 전 대통령의 별명인 '이니'가 적힌 수건을 두르거나 머리띠를 쓰고 있었고, 일부는 문 전 대통령의 얼굴이 담긴 부채를 제작해 사람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이 곳을 찾은 사람들은 문 전 대통령이 평산마을에서 대통령이 아닌 일반인으로서 편안한 노후를 보내기를 기원했다. 서울에서 온 허모(33)씨는 "임기 초반엔 남북평화, 후반엔 감염병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며 "가장 열성적으로 좋아했던 정치인이라 퇴임이 아쉽지만 앞으로는 개인으로서 삶을 사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온 임모(46)씨는 "사저가 한적하고 좋아 보인다"며 "그간 고생 많으셨으니 편히 쉬셨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오후 1시쯤 평산마을 하늘에 무지개가 뜨자 지지자들 사이에서 환호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날은 날인가보다" "비도 안 오는데 무지개라니"라며 기뻐했고 "문 전 대통령을 환영하는 길조가 분명하다"며 한껏 들뜨기도 했다. 일부는 '문재인' 이름을 연호하기도 했다.
경찰은 혹시나 모를 안전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 평산마을로 진입하는 입구에 간이검색대를 설치해 소지품 검사를 실시했고, 마을 입구부터 사저까지 설치한 펜스 앞에도 경비 병력을 배치했다.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 문 전 대통령은 서울역에서 울산역으로 향하는 KTX에 탑승했다. 오후 2시 30분쯤 울산역에 도착해 간단한 환영 행사를 가진 뒤 사저가 있는 평산마을로 향한다. 평산마을에 도착하면 지지자들을 만나고 마을 주민들과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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