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점차 막바지로 접어들며 K팝 가수들의 공연 역시 다시금 활기를 찾고 있다. 국내 다수의 공연들이 빠르게 오프라인으로의 전환을 알리며 음악 팬들의 반가움을 자아내고 있는 가운데, 보다 눈길을 끄는 것은 K팝 아이돌 그룹의 잇따른 미국투어 개최 소식이었다.
최근 한 달 새 미국(혹은 월드)투어 개최를 공식화 한 그룹은 한 손에 꼽기 어려울 정도다. CIX·스트레이 키즈·투모로우바이투게더·더보이즈·몬스타엑스·NCT127·브레이브걸스·골든차일드·다크비 등 다수의 아이돌 그룹들이 미국 현지에서의 대면 공연을 알린 상태다. 이들은 이번 투어를 통해 평균 6~7개, 많게는 미국 10개 도시를 방문, 본격적인 현지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몰아치는 '미국 투어', 이유는
이처럼 다수의 K팝 그룹들이 한시에 미국투어에 나서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지난 2년여 간 전 세계를 뒤덮었던 코로나19 팬데믹과 맞닿아있다.
약 2년 사이 방탄소년단·블랙핑크 등을 필두로 한 K팝 아이돌들이 미국 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둠에 따라 K팝의 위상은 크게 달라졌다. 오랜 시간 대중음악의 성지로 꼽혀오던 미국 시장에서 꿈에 그리던 '주류 장르'로의 진입에 성공한 것이다.
쏟아진 글로벌 시장의 관심 속 여느 때보다 해외 진출, 특히 미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해야 할 시기였지만 K팝 그룹들의 행보는 쉽게 이어지지 못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 탓이었다. 어쩔 수 없이 이들은 그간 온택트 공연에 의존하며 해외에서의 입지를 다져야 했다.
이러한 상황 속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적인 안정세에 접어듬과 동시에 K팝 그룹들의 미국 진출이 봇물터지듯 이어진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해외 공연이 재개된 만큼 발빠른 현지 시장 진출을 통해 팬덤을 잡고 미국 시장에서의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행보다.
'미국 투어' 러시, K팝 신에 미칠 영향은
특히 이들 중 상당수는 첫 미국 투어 포문을 여는 만큼 이번 공연은 각각의 커리어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처럼 이미 미국 시장에서 굵직한 음악적 성과를 낳으며 팬덤을 쌓아온 이들에게는 본격적인 글로벌 대세 행보를 향한 발판이, 브레이브걸스 등 현지 첫 진출에 나서는 이들에게는 점진적인 글로벌 활동을 위한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대해 브레이브걸스의 소속사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는 본지에 "이번 투어를 기점으로 브레이브걸스 역시 미국 진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브레이브걸스 민영 역시 "첫 미국 투어라는 또 하나의 꿈이 이루어져서 기쁘다. 글로벌 팬분들에게 저희의 무대를 보여드릴 생각에 열심히 준비 중"이라며 기대를 드러냈고, 은지와 유나는 "첫 단독 해외 투어인 만큼 부담감도 있지만 팀 이름을 걸고 하는 첫 단독 투어인 만큼 열심히 준비해 멋진 무대를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미 미국(혹은 월드)투어 등을 통해 현지에서 탄탄한 팬덤을 꾸린 그룹들에게도 이번 투어가 갖는 의미는 크다. 코로나19로 인한 오랜 공백에 마침표를 찍고 더 큰 목표를 향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목표다.
스트레이 키즈의 소속사 JYP엔터테인먼트 측 관계자는 "이번 투어의 가장 큰 목표는 2년여 만에 만난 현지 팬들과의 교감에 있다"며 "지난 3월 발매한 미니앨범 '오디너리(ODDINARY)'가 '빌보드200' 1위에 오른 만큼 이번 투어가 갖는 의미와 향후 행보에 미칠 영향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기대되는 것은 이미 K팝 시장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거둔 이들이 잇따른 미국 투어를 통해 빚어낼 시너지다. 여전히 K팝 시장에 쏠린 현지 시장의 관심과 기대에는 '특정 그룹에 국한된 이야기'라는 시선이 따라붙곤 한다. 이들이 이번 미국 투어 러시를 통해 차별화된 실력과 매력으로 이같은 시선을 말끔히 지울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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