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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뜬 취임식... 시민들과 주먹인사, 문 전 대통령에 '90도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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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뜬 취임식... 시민들과 주먹인사, 문 전 대통령에 '90도 인사'

입력
2022.05.10 19:0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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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주먹인사'하며 입장
행사는 유명인 아닌 국민들이 장식
맑은 날씨 속 청와대 개방도 성공적
문재인·박근혜 전 대통령도 한자리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취임식을 마친 뒤 퇴장하며 시민들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취임식을 마친 뒤 퇴장하며 시민들과 '주먹인사'를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라는 슬로건 아래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의 또 다른 주인공은 국민이었다. 윤 대통령은 취임식에 참석한 일반 국민들과 일일이 '주먹인사'를 나누며 새 정부 출범의 기쁨을 나눴다.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박근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는 깍듯이 '90도 인사'를 하며 예를 취했다.

윤 대통령, 주먹인사하며 180m 걸어서 입장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국회에서 취임식을 마친 후 용산 집무실로 이동하며 차량 위에서 거리의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국회에서 취임식을 마친 후 용산 집무실로 이동하며 차량 위에서 거리의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오전 10시 53분쯤 윤 대통령 부부는 국회 정문을 지나 잔디광장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렸다. 이후 취임식 연단까지 광장을 가로질러 180m를 걸어서 입장했다. 역대 취임식에서 대통령이 연단 바로 앞까지 차량을 타고 입장했던 것에 비추면 이례적인 풍경이다. 참석자 4만1,000명 가운데 3만여 명은 추첨으로 뽑혔거나 특별 초대를 받은 일반 국민들인 만큼 이들과 소통하겠다는 취지를 한껏 강조한 것이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위풍당당 행진곡'을 배경 삼아 입장로 펜스 건너편의 참석자들과 일일이 주먹인사를 나누며 연단까지 걸어갔다. 정상 걸음으로 1분 거리를 지나는 데 5분이 걸렸으나, 취임식을 마치고 퇴장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윤 대통령은 취임식 후 용산 집무실로 향하는 길에서도 차량 지붕 밖으로 몸을 내밀며 도로변에서 축하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호응했다.

일반 국민들이 등장한 취임식 행사

어린이 공연단원들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 사전행사에서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어린이 공연단원들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 사전행사에서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윤 대통령은 취임식에 다양한 국민들을 초청했다. 독립유공자 후손으로 귀화한 데이비드 린튼(인대위)씨와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배우 오영수씨 등 '국민희망 대표' 20명과 손을 잡고 연단에 올랐다. 행사를 연예인 등 유명 인사보다 일반 국민들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천안함 사태의 생존자 전준영씨 등 4명이 '국민영웅'으로서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낭독했고, 다문화 가정 자녀들로 구성된 레인보우합창단이 애국가를 제창했다. 행사 음악 연주를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하트하트 오케스트라가 맡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취임식 무대도 '소통'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선서를 하고 취임사를 읽은 무대는 객석을 향해 낮은 높이로 돌출된 T자형이었다. 보다 낮은 자세로 국민과 가깝게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윤 대통령 내외, '90도 인사'로 전임자 예우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를 배응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 내외를 배응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취임식 현장에는 1,000여 명의 내빈들이 윤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와 박근혜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 등이 자리했다.

윤 대통령은 가장 먼저 문 전 대통령 내외와 악수했고, 문 전 대통령도 웃는 얼굴로 화답했다. 김건희 여사는 김정숙 여사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한 다음 문 전 대통령과 악수했다. 윤 대통령은 단상 위 좌석 가장 앞줄에 앉은 박 전 대통령에게 다가가 인사했고, 박 전 대통령도 밝은 표정으로 화답했다. 구원(舊怨)으로 얽힌 전·현직 대통령들이 드물게 한자리에 모인 셈이었다.

취임식 마지막 순서인 전직 대통령 환송에선 윤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 부부를, 김건희 여사는 박 전 대통령을 챙기며 단상에서 내려왔다. 문 전 대통령과 악수를 나눈 윤 대통령은 떠나는 차량을 향해 목례를 했고, 윤 대통령 부부는 이후 박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을 향해서도 목례를 했다.

다만 취임사 도중 윤 대통령이 '반지성주의'를 언급하며 이전 정부를 비판하는 듯한 발언이 나오자, 문 전 대통령의 표정이 어두워지는 듯한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취임식 중 무지개 화제... 왕치산 中 부주석 등 외빈도

제20대 윤석열 대통령 취임일인 10일 청와대 개방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이 청와대 본관을 배경으로 기념촬영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제20대 윤석열 대통령 취임일인 10일 청와대 개방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이 청와대 본관을 배경으로 기념촬영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이날 취임식은 맑은 날씨 속에 진행됐다. 취임식 도중 때마침 국회가 있는 여의도 하늘에는 무지개가 관측됐다. 일부 참석자들은 무지개가 떠 있는 여의도 상공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취임식에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남편인 더글러스 엠호프와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장관과 '지한파'인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 등 각국 사절이 참석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왔다. 윤 대통령과 대선 경쟁을 벌였던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유승민 전 의원은 불참했다.

취임식에서 실시간 중계된 청와대 개방 행사도 성황리에 개최됐다. 오전 11시 40분쯤 청와대 정문이 열리자, 국민대표 74명이 손에 매화꽃을 들고 청와대 내부로 들어갔다. 74명의 대표는 74년 만의 시민 개방을, 매화꽃은 봄을 각각 상징한다. 추첨을 통해 이날 청와대를 찾은 시민 2만6,000명은 청와대 곳곳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경관을 즐겼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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