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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별, 안녕히"...강수연, 영화계 눈물 속 영원한 작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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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별, 안녕히"...강수연, 영화계 눈물 속 영원한 작별

입력
2022.05.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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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강수연의 영결식이 11일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영결식장에서 거행됐다.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고 강수연의 영결식이 11일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영결식장에서 거행됐다.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별보다 아름다운 별, 안녕히"

고(故) 배우 강수연이 영원한 작별을 알렸다. 수많은 영화계 인사들과 가족, 친지가 참석한 가운데 거행된 강수연의 영결식에는 영화계 동료, 선후배들의 눈물이 가득했다.

고 강수연의 영결식이 11일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영결식장에서 거행됐다.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 된 고인의 영결식 사회는 배우 유지태가 맡았으며 영화계 동료, 선후배들의 추도사와 추도 영상 상영이 이어졌다.

배우 유지태는 11일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영결식장에서 거행된 고 강수연의 영결식 사회를 맡았다.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배우 유지태는 11일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영결식장에서 거행된 고 강수연의 영결식 사회를 맡았다.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이날 영결식 사회를 맡은 유지태는 "아직 전혀 실감이 안 나고 있다. 그냥 영화 속 장면이었으면 했다"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이윽고 감정을 추스린 유지태는 "수연 선배님을 떠나보내는 자리에 가족분들과 영화계 선후배 여러분들이 함께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지만 이내 눈물을 참지 못하는 모습으로 먹먹함을 전했다.

고 강수연의 영결식이 11일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영결식장에서 거행됐다.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고 강수연의 영결식이 11일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영결식장에서 거행됐다.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첫 추도사를 맡은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은 "비통한 마음으로 이자리에 모였다. 배우 강수연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모든 분들이 믿기지도 않고 믿을 수도 없는 황당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오늘 이자리에서 당신을 떠나보내드리고자 한다"고 입을 열었다.

김 이사장은 "수연 씨, 이제 어찌된 일이냐. 우리가 자주 다니던 음식점에서 만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는데 졸지에 제 곁을 떠났다. 그 때 당시 혈색도 좋았고 건강하게 보였는데 이게 어찌된 일이냐"라고 비통한 마음을 드러낸 뒤 "모스크바에서 처음 만난 지 33년이 흘렀다. 그동안 아버지와 딸처럼, 오빠와 동생처럼 지내 왔는데 나보다 먼저 떠날 수가 있나"라고 허망한 마음을 전했다.

이어 "부산 국제영화제에서 수연 씨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장시간 머물면서 영화제를 빛내주는 별이었고 또 상징이었다"고 말한 김 이사장은 "젊은 나이에 월드스타라는 왕관을 쓰고, 멍에를 지고 당신은 참 힘들게 살아왔다.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 끝까지 잘 버티면서 더 영예롭게 잘 살아왔다. '정이'를 통해 새롭게 도약하는 강수연의 모습을 보게 되리라고 믿어왔는데 그 영화가 유작이 되리라고 상상하지도 못했다"고 추도사를 이어갔다.

끝으로 김 이사장은 "중환자실에서 비록 인공호흡기를 장착했지만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도 평온한 웃음으로, 평화로운 모습으로 누워있는 당신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비록 당신은 우리 곁을 떠났지만 이제 지상의 별이 아닌 천상의 별로 우리 영화를 비추면서 끝까지 우리를 지켜줄 것이다. 부디 영면하길 바란다"는 말로 애도를 표했다.

임권택 감독이 11일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영결식장에서 거행된 고 강수연의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임권택 감독이 11일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영결식장에서 거행된 고 강수연의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다음으로 추도사를 맡은 임권택 감독은 "수연아. 친구처럼 딸처럼 동생처럼 항상 곁에 있어 늘 든든했는데 뭐가 그리 바빠서 서둘러 갔느냐. 편히 쉬어라"는 짧은 인사를 전한 뒤 눈물을 훔쳤다.

배우 설경구와 문소리가 11일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영결식장에서 거행된 고 강수연의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배우 설경구와 문소리가 11일 오전 10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영결식장에서 거행된 고 강수연의 영결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공식 유튜브

이와 함께 설경구와 문소리 역시 추도사를 낭독하며 고인을 추모했다. 설경구는 "한 달 전 오랜만에 통화를 하면서 '빨리 보자'고 이야기했는데 지금 선배님의 추도사를 하고 있다. 너무 비현실적이고 이 모든 것이 영화의 한 장면이라고 해도 믿기 싫은 끔찍한 장면이다. 지금 이 자리가 너무 잔인하다"며 비통함을 전했다. 추도사 내내 오열하는 모습으로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 문소리는 "한국영화에 대한 언니의 마음과 언니의 목소리를 잊지 않겠다. 이 다음에 우리 만나면 같이 영화하자"는 말로 먹먹함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추도사를 낭독한 이는 고인과 유작을 함께 한 연상호 감독이었다. 강수연은 앞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정이' 촬영을 마친 뒤 복귀를 앞두고 있었으나 갑작스러운 비보 속 '정이'의 공개를 보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이날 연 감독은 칸 영화제 당시 고인과의 추억을 언급하며 "강수연 선배님 그 자체가 한국 영화였다. 무거운 멍에를 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셨던 분이다. 저는 영결식이 끝난 뒤 강수연 선배님과 영원한 작별 대신 작업실로 돌아가 강수연 선배님과 얼굴을 마주하고 선배님과 함께 선보일 새 영화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선배님의 마지막 영화를 같이하며 선배님의 새 영화를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끝까지 동행하겠다. 그 마지막 순간까지 제가 선배님의 든든한 '빽'이 되어드릴 것"이라며 끝내 눈물을 흘렸다.

고 강수연은 지난 5일 오후 5시 30분께 서울 강남구 자택에서 뇌출혈로 인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하지만 강수연은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했고, 병원 이송 사흘 만인 7일 오후 3시께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갑작스러운 비보 속 고인의 장례는 영화인장으로 치러졌다. 김동호 강릉영화제 이사장을 위원장으로 장례위원회가 꾸려졌으며 배우 김지미 박정자 박중훈 손숙 신영균 안성기, 감독 임권택 정지영 정진우, 제작자 황기성이 장례고문을 맡았다. 장례위원은 강우석 강제규 강혜정 권영락 김난숙 김종원 김호정 류경수 류승완 명계남 문성근 문소리 민규동 박광수 박기용 박정범 방은진 배창호 변영주 봉준호 설경구 신철 심재명 양윤호 양익준 연상호 예지원 오세일 원동연 유인택 유지태 윤제균 이광국 이병헌 이용관 이은 이장호 이준동 이창동 이현승 장선우 전도연 정상진 정우성 주희 차승재 채윤희 최동훈 최병환 최재원 최정화 허문영 허민회 홍정인이 맡았다.

고인의 발인은 영결식이 끝난 뒤 진행되며, 장지는 용인추모공원이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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