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병원에서 최근 40대 남성 환자가 성공리에 콩팥이식 수술을 받았다. 이로써 세브란스병원은 1979년 첫 콩팥이식을 시행한 이래 43년 만에 5,000례 달성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운동 선수 출신인 환자(48)는 40대 초반부터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통풍, 당뇨병 등으로 동네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왔다. 그러나 2018년 6월 갑자기 콩팥 기능 수치가 정상보다 3배 이상 치솟아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를 찾았다.
콩팥 조직검사 결과, 사구체경화증을 진단받고 치료를 시행하던 A씨는 지난해 9월 말기 신부전으로 투석(透析)을 하거나 콩팥이식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설명을 듣고 절망에 빠졌다.
A씨는 투석보다 콩팥이식을 받고 일상생활을 하고 싶었지만 가족 중에서 콩팥 공여자가 있어야 한다는 말에 선뜻 결심할 수 없었다. 그런데 2명의 누나가 A씨를 위해 콩팥을 기꺼이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희망을 갖게 된다.
하지만 두 누나 모두 체중이 많이 나가고 혈압이 높아 콩팥을 공여하기에 부적합한 상황이었다.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A씨는 이주한 세브란스병원 이식외과 교수에게서 "체중을 감량하고 혈압을 잘 조절하면 콩팥이식이 가능하다"는 설명을 듣고 희망을 갖게 됐다.
A씨의 작은 누나는 동생에게 콩팥을 기증하기 위해 몸무게를 3개월 만에 10㎏ 가까이 감량하고, 혈압도 잘 조절해 동생에게 콩팥이식을 할 수 있었다. A씨는 이식수술 후 회복에 전념해 안정을 되찾아 현재는 후학 양성을 위한 코치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A씨처럼 콩팥 사구체(絲球體)의 여과 기능이 떨어져 노폐물을 걸러낼 수 없는 말기 신부전 환자들은 투석 치료 등 신(腎)대체 요법이 필요하다. 혈액투석은 많은 시간과 엄격한 식이 조절이 필요하며 콩팥 기능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려워 많은 말기 신부전 환자가 콩팥이식을 고려한다.
물론 모든 말기 신부전 환자들이 콩팥이식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콩팥이식을 하려면 뇌사 또는 생체 기증자가 필요하고, 기증자와 면역학적 조건도 잘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혈액형이 다르거나 교차 반응 양성 등으로 가족 내 공여자가 있어도 이식이 어려웠다. 그러나 최근 혈액형이 다르거나 교차 반응 양성인 환자에게도 체내 항체 농도를 낮추는 탈감작(脫感作) 치료로 콩팥이식을 하고 있다.
이식된 콩팥의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확률인 ‘이식 콩팥 생존율’은 △생체 콩팥이식의 경우 98.5%(1년)·92.8%(5년)·83.2%(10년) △뇌사자 콩팥이식은 96.7%(1년)ㆍ91.2%(5년)ㆍ81.7%(10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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