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표 74인 꽃 들고 청와대 입장
일부 누리꾼, 천공스승 주장과 연결
"귀신 쫓는 복숭아나무 아니냐" 주장
문화재청의 '매화나무' 확인 설명에도
납득 않고 "시기상 관상용 복숭아꽃"
74년 만의 청와대 개방에 때아닌 '무속 논란'이 일었다. 청와대에 첫 입장한 74명의 국민대표가 든 매화가지를 두고 "귀신 쫓는 복숭아나무"라는 주장이 나오면서다. "매화꽃이 맞다"는 문화재청의 설명에도 일부 누리꾼들은 "매화는 진즉에 다 졌다"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1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에는 복숭아나무가 올랐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과 동시에 진행된 청와대 개방행사 이후 SNS와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국민대표가 든 꽃이 복숭아나무라는 주장이 제기된 탓이다.
복숭아나무라고 주장하는 누리꾼들은 한국민속대백과사전, 중국신화 '예와 항아' 이야기 등 '동양에서는 예로부터 복숭아나무가 귀신 쫓는 데 쓰였다'는 내용의 글을 공유했다. tvN 드라마 '도깨비'도 언급됐다. 써니 역의 유인나가 복숭아나무를 휘둘러 저승사자(이동욱)의 모자를 벗기는 장면이 나오기 때문이다.
앞서 3월 대통령실 이전이 화두로 떠오를 때 한 누리꾼이 "복숭아 가지가 귀신 쫓는다니까 들고 다니라고 꺾어줄 수 있다. 그러니 애꿎은 국방부 쫓아내니 뭐니 그만하고 청와대로 들어가라"고 썼던 글도 이른바 '성지순례' 글로 떠올랐다.
이들이 복숭아나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해당 의식이 역술인 천공 스승(정법)과 연관됐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천공 스승은 최근 강연에서 "청와대를 개방하면 1년쯤은 안 가는 게 좋다. 억울하게 당한 귀신들이 많아 잘못 갔다가는 귀신을 달고 나올 수 있어 큰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경선 당시 윤 대통령은 천공 스승과 얽혀 무속 논란이 일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전날 "오전 11시 취임식하기 전 청와대 '축귀행사'부터 하려고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당일 비우라고 난리쳤던 거다. 굳이 1년에 한 송이씩 계산한 것도 괴기스럽다"(ks*****)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북한 사진과 비교하며 "지금 여기는 평양인가"(ka*******)라고 했다.
문화재청은 언론에 "매화나무가 맞다"고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먼저 피어 일찍 봄을 알린다'는 점에서 매화가지를 흔들며 걸어갔다는 설명이다. 복숭아나무라는 주장이 지나치다고 생각하는 누리꾼들은 문화재청의 설명을 인용하는 한편, 복숭아와 매화, 벚꽃의 구분이 어려워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한 트위터 이용자(sz******)는 복숭아꽃과 홍매화의 사진을 올리며 개장 행사에 홍매화가 쓰였다고 주장했다.
복숭아나무라고 생각하는 누리꾼들은 그러나 "매화는 이미 다 졌다"며 문화재청의 설명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전자기기 구매 정보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s******)는 "아무리 올봄이 추워도 매화는 절대 아니다"며 "지금은 관상용 복숭아인 홍도화가 피는 시기인데 사진은 대충 봐도 홍도화랑 가장 가깝다"고 주장했다. 그는 매화든 복숭아든 1, 2주를 넘기지 못한다며 "저 꽃이 매화일 가능성은 '0'이라고 단언한다"고도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꽃의 종류가 중요한 게 아니라 북한이나 일본 전통행사인 '히나마츠리'를 연상케 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히나마츠리는 매년 3월 3일 여자아이의 행복을 기원하는 날로, 벚꽃이나 복숭아꽃으로 장식한 인형 등을 선물한다.
한 트위터 이용자(ia*************)는 이날 "매화인지 복숭아 꽃인지가 본질은 아니다. 국민이 주인이라던 청와대 개방행사면 방문한 손님에게 꽃다발을 선물하는 게 맞는 그림이지 똑같은 꽃가지를 들고 줄서서 일렬로 들어가는 게 평양행사와 뭐가 다르냐는 거다"라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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