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들어 '방역컨트롤타워' 중대본 첫 회의
총리, 복지부 행안부 장관 등 빅4 모두 불참
"지휘부 교체 뒤 방역 정책 세밀히 검토"라고만
11일 윤석열 정부의 첫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가 열렸다. 국무총리가 참석해 전체 의제를 조율하는 코로나19 대응 최종 결정기구다. 하지만 이날 회의의 주재자는 국무총리도, 보건복지부 장관도, 행정안전부 장관도 아닌 이기일 보건복지부 2차관이었다. 전 정부에서 임명된 권덕철 복지부 장관,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불참했다. 새 정부에선 아직 총리는 물론, 복지부 행안부 장관도, 질병관리청장도 없다.
'과학 방역'을 내세운 윤석열 정부지만, 정작 방역 컨트롤타워는 공백 상태다. 당장 23일쯤으로 예고된 확진가 격리의무 해제 등 오미크론 이행기에서 안착기로의 전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부터가 모호해졌다.
"코로나에 헌신했는데..." 정치방역 취급당한 공무원
단순히 사람이 없다는 문제만으로 끝나진 않는다.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문재인 정부 때 '청와대 방역기획관'을 없애고 그 대신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를 만들겠다고 강조해왔다. 명분은 이전 정부는 정치방역을 했고, 우리는 과학방역을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구도라면 당연히 자문기구에 전문가들이 배치되고, 정부는 이들 결정을 따르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자문기구의 구성과 역할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중대본 한 관계자는 "자문기구의 구성, 성격, 역할이 어느 정도 명확해져야 방역 거버넌스도 재정비될 것"이라며 "전 정부처럼 총리실과 중대본이 핵심 역할을 맡을지 여부 조차 지금으로선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복지부도 뒤숭숭하다. 정치방역으로 낙인찍힌 데다, 부처 인사권을 쥔 1차관에 보건복지 경험이 없는 기획재정부 출신 조규홍 차관이 왔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밤낮없이 일했는데 그 결과가 역할 축소와 외부 인사 영입이라 많이들 허탈해한다"며 착잡해했다.
"대면진료 단순화 추진" ... 수가조정 등 정책 결정 빨라야
23일로 예정된 이행기에서 안착기 전환도 문제다. 이행기 4주를 가진 뒤 안착기로 갈 예정이었는데, 그러려면 지난 4주간에 대한 평가와 향후 대책이 면밀하게 논의돼야 한다. 손영래 중수분 사회전략반장은 "지휘부가 교체되는 시기고 대통령실을 비롯한 주변 정부 기구들이 모습을 갖추는 상황이라 이런 상황이 다 이행되면 전반적 방역 전략에 대해 세밀하게 검토할 예정"이라고만 말했다.
정부는 일단 대면진료체계 단순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코로나 확진자 대면진료가 가능한 동네 병·의원이 호흡기전담클리닉, 호흡기진료 지정의료기관, 외래진료센터 등으로 나뉜 탓에 효율성이 낮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동선 분리, 별도 진료 공간, 환기 등 조건을 갖추면 대면진료를 되도록 허용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정책 결정 속도가 빨라야 한다. 박향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동네 병·의원들 참여를 늘리려면 수가 조정, 환기와 동선 분리를 위한 시설 개선 지원 방안 등 포괄적 대책들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이후 전국 이동량이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리두기 해제 3주차(2~8일) 전국 이동량은 2억8,325만건으로, 2019년 같은 기간 이동량(2억7,951만건)보다 1.3%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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