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안보리 공개회의 당사국으로 참석
'北 도발에 강경' 기조 반영 가능성 있지만
중·러 비협조 여전해 새 카드 마땅치 않아
윤석열 정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북한 핵ㆍ미사일 대응을 놓고 ‘한반도 외교’ 데뷔전을 치른다. 이번 회의에서 공개될 한국 측 입장을 통해 새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 러시아의 일관된 반대로 추가 대북제재나 압박이 꽉 막힌 상황이라 당분간은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분명한 건 안보리 제재의 실효성 회복이 윤 정부의 주요 외교과제가 될 것이란 점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현 주유엔 한국대표부 대사는 11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안보리 공개회의에 참석한다. 7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 최근 북한의 잇단 무력시위를 논의하기 위해 한미일 함께 요청해 소집된 회의다. 한국은 안보리 이사국은 아니지만, 이해당사국의 경우 표결권 없이 토의에 참석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자격을 얻었다. 올 들어 북한의 도발을 주제로 열린 안보리 회의에 한국이 참석한 것은 3월 25일 이후 두 번째다.
이번 회의가 주목받는 이유는 10일 윤 정부 출범 후 국제무대에서 한국이 북한 관련 입장을 내놓는 첫 계기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 뒤집기를 공언한 만큼, 메시지 강도는 한층 세질 가능성이 크다. 윤 대통령은 전날 외빈 접견 자리에서도 “북한과 대화의 문은 열어두되 도발에는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강경 대처 의지를 재확인했다. 3월 회의에서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를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면서도 “한반도에 관한 평화적이고 외교적 해법을 계속 지지해달라”고 대화 재개 쪽에 무게를 실었다. 윤 정부의 성향을 감안하면 북한 규탄 및 중러를 향한 협조 요구 목소리는 강해지고, 대화 메시지는 줄어들 수 있다.
다만 큰 틀에선 한국의 대응 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외교소식통은 “이미 전 정부에서도 가장 강력한 수준의 압박 메시지를 냈고, 안보리 상황도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은 북한의 ICBM 도발 재개로 한국이 이미 가용한 수단을 총동원했지만, 북한을 비호하는 중러의 태도가 바뀌지 않아 아직 뾰족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번 회의에서도 새 결의안은커녕 수위가 한참 낮은 언론성명 채택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정부 입장에선 안보리의 이런 교착 국면을 해소하는 게 급선무다. 한국은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2024~2025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에 선출될 확률이 높은데, 그 이점을 대북 압박에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안보리의 역할 정상화가 필수다. 해법이 아주 없지는 않다. 또 다른 소식통은 “신규 결의 추진은 어렵겠지만, 기존 결의가 잘 지켜지도록 적극 감시하는 것만으로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중러가 비토권 행사에 부담을 느끼게끔 북한 도발의 위법성을 꾸준히 부각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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