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대통령 집무실 이전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대선 두달 만에 책임자 선거 나오는 민주당도 문제"
"국가 인재 안철수...정치서 11년 헤맸으면 각성해야"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지금까지 보여준 행보에 대해 "상상을 못 할 정도로 못한다"고 혹평했다. 동시에 이제는 야당이 된 '자신의 정치적 친정' 민주당을 향해서는 "서로 지금 못하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게 아니냐" 싶을 정도로 아쉽다고 평가했다.
유 전 총장은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당선 이후부터 인수위원회를 거쳐 취임한 하루까지 새 정부의 점수를 매겨달라'는 질문에 "덕담을 해 주고 싶어도 그동안 해 온 게 하도 형편이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구체적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는 것부터 관저를 정하는 것, 내각 인사까지 다 못했다"며 "전반적으로 도대체 왜 저러지 싶다"고 꼬집었다.
특히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기는 과정이 상식 밖이었다고 지적했다. 유 전 총장은 "용산으로 간 것을 누가 뭐라고 하느냐. 광화문으로 못 가는 이유를 국민에게 설명하고 가령 이르면 광복절쯤, 늦으면 연말까지 차근차근 (옮기면 됐다)"며 "국방부에는 합동참모본부까지 같이 있는데 그걸 옮기는 걸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할 일은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이 뭐에 씌었다는 이야기까지 하는 것 아니냐"고도 덧붙였다.
유 전 총장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인수위 시절부터 갈등을 겪고 있는 윤석열 정부가 과거 노태우 정부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당시 여소야대 정국에서 남북기본합의서 등 거의 중요한 정책들이 만장일치로 처리가 됐다"며 "하지만 윤 대통령이 지금까지 보인 모습은 완전히 거꾸로 가고 있다"고 질타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임기 시작점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40%대로 낮아 민주당이 안주하는 등 여야가 '못하기 경쟁'을 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유 전 총장은 "윤 대통령의 인기가 70~80%에 육박했다면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했겠나. 이재명 상임고문이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했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누가 봐도 너무 서두른다는 느낌"이라며 "어느 한 쪽의 지지도가 높았다면 민주당도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지 않기 위해 바짝 긴장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당 위에 분당에서 당선된 김병관...안철수 쉽지 않을 것"
경기 분당갑 보궐선거에서 나선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향해서는 "전혀 자기 적성에 안 맞는 동네에 와서 11년을 헤맸으면 이제는 좀 각성할 때"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안 전 위원장을 "상당한 이 나라의 인재"라면서도 "(정치 초반) 얼마나 이 나라에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돕겠다고 왔었나. 그런데 거의 다 척 졌다. 사람이 오면 다 떨어져 나가는 사람은 이 동네에는 좀 안 어울린다"고 평가했다. "홀로 고독하게 연구하고 '안랩' 만들 듯이, 그런 거 할 사람이 '안 맞는 동네'에 와서 너무 고생을 오래한다"는 말이다.
이번 보궐선거 성패 역시 "(보수 우세 지역이라) '천당 위에 분당'이라고 하지만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 후보로 나선 김병관 전 의원을 염두에 둔 듯 "원래 보궐선거는 투표율이 굉장히 낮을 때는 그곳에서 원래 하던 사람이 더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게임업체 웹젠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다가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표 시절 입당해 2016년 제20대 총선에 출마했다. 당에서는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 김 전 의원을 전략 공천하려고 했지만 본인이 당시 '경기도의 강남'이라고 불리던 분당갑 출마를 자청했고, 새누리당 권혁세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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