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로 '밈'이 된 추앙]②
"추앙 대사 보고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 많아"
'추앙커플'의 해방촌은 경기 연천군
"촬영 전날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연습"
손석구 '하늘 도약' 명장면 비하인드
지독한 현실과 꿈 같은 환상을 함께 보여주는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는 배우들에게도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
극에서 미정을 연기한 김지원은 "날 추앙해요"란 대사를 처음 본 심경을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어요. (연기할 때도) 쉽지 않았고,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했죠." 고민을 딛고 김지원은 드라마 속 '해방일지'를 손수 썼다. 두 시간여 동안 글씨 연습을 한 뒤 '좋아하는 사람도 불편한 구석이 있어. 내가 점점 조용히 지쳐가는 이유가 아닐까'란 문구를 적어 나갔다. 카메라가 클로즈업할 때 긴장돼 손을 바들바들 떨었다고 한다.
12일 드라마 제작 및 출연 배우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추앙 커플'이 해방을 꿈꾸는 '해방촌'은 경기 연천군에 있다. 미정에게 추앙받는 구씨(손석구)는 고추를 따다 개울 건너편으로 날아간 그녀의 모자를 줍기 위해 '비상'한다. 육상 선수처럼 전력 질주하는 구씨의 도약과 그가 하늘에 붕 떠 있는 모습은 드라마의 명장면 중 하나다.
손석구는 이 장면을 찍기 위해 촬영 하루 전부터 당일 새벽까지 연습했다. 붕 도약하는 장면에선 와이어(안전줄)를 달고 찍었는데, 몸 동작을 너무 크게 쓰다보니 줄에 쓸려 왼팔에 멍도 들었다. 손석구는 서울에서 차로 두 시간여 떨어진 연천으로 가 고추와 대파를 따고, 싱크대를 만든다. 대도시에서의 인간관계를 피해 한적한 시골로 온 구씨는 해방 그리고 구원을 기다리듯 목에 십자가 목걸이를 걸고 다닌다. 그런 구씨는 좀처럼 말을 하지 않는다. 손석구는 "서울에서 차로 왔다 갔다 네 시간인데 어떨 땐 말 한마디 안 하고 촬영을 하고 집에 와 허무할 때가 있다"고 했다.
'나의 해방일지'에서 지친 직장인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서울로 출퇴근하다 하루 네 시간을 길에서 버리는 기정(이엘)은 밤이 돼 집 침대에 눕자마자 "누가 씻겨줬으면 좋겠다"고 투정을 부린다. 기정이 그 말을 뱉자마자, 드라마에서 그녀는 인공지능 로봇에 안겨 화장실로 이동한다. 극에서 기정을 안은 건 무술팀 스태프였다. 그는 컴퓨터 그래픽(CG) 작업을 위해 초록색 '쫄쫄이'를 입고 배우를 들어 옮기는 촬영을 두세 번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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