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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추경으로 손실보상 약속 이행...물가비상에 기름 부을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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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추경으로 손실보상 약속 이행...물가비상에 기름 부을 우려도

입력
2022.05.12 16: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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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 초과세수 활용한 59.4조 원 추경 편성
손실보상 공약에 따라 최소 600만 원 지급
현금성 지원에 물가상승 압력 커질까 우려

권성동(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2년 제2차 코로나19 손실 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당정협의'에 참석, 의견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권성동(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2년 제2차 코로나19 손실 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 당정협의'에 참석, 의견을 나누고 있다. 뉴시스

‘신속하고 온전한 손실 보상’을 내건 윤석열 정부가 약 60조 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코로나19 피해 구제에 나선다. 취임하자마자 역대 최대 규모의 추경을 꾸려 코로나19 완전 회복과 민생안정 ‘속도전’에 돌입한 것이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 국면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 경쟁력을 키울 근본 대책보단, 기존 현금성 지원 사업 규모를 확대하는 데 머물러 ‘대증요법’에 그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막대한 돈이 풀릴 경우 가뜩이나 치솟은 물가가 더욱 가파르게 뛸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적자국채 발행 없이 역대 최대 추경 편성

12일 정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올해 두 번째 추경이자, 윤석열 정부의 첫 번째 추경(59조4,000억 원 규모)을 의결했다. 재정건전성을 강조해 온 만큼 이번 추경 재원은 적자국채 발행 없이 △가용재원 8조1,000억 원 △지출구조조정 7조 원 △초과세수 44조3,000억 원으로 마련했다.

초과세수 발생에 따른 교부금 등 지방이전지출(23조 원)을 제외한 일반 재정지출 규모는 36조4,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였던 2020년 3차 추경(35조1,000억 원)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최상대 기획재정부 2차관은 “올해 초과세수 53조3,000억 원 중 추경 재원 마련에 쓴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9조 원은 나랏빚을 갚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50.1%(1차 추경 기준)에서 49.6%로 낮아진다.

코로나19 손실보상에 최소 600만 원 이상…23조 원 투입

이번 추경에서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은 공약 후퇴 논란까지 불거졌던 코로나19 손실보상이다. 정부는 일반 재정지출의 63%인 23조 원을 여기에 쏟아 붓기로 했다.

지원 대상은 소상공인·소기업과 연 매출액 10억~30억 원 사이의 중기업 370만 곳이다. 매출규모와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감소율을 감안해 최소 600만 원에서 최대 800만 원까지 손실보전금을 지급한다. 문재인 정부가 지급한 1·2차 방역지원금(400만 원) 포함 시 최대 1,400만 원을 받게 되는 셈이다. 기존 손실보상 대상에서 제외됐던 여행업·공연전시업·예식장업 등 50개 업종도 포함시켜 700만~1,000만 원을 지원한다.

앞으로 발생할 코로나19 피해에 대한 완전한 손실보상을 위해 1조5,000억 원을 들여 제도 개선에도 나선다. 손실보상 보정률(손실액 대비 보상액 비율)을 현행 90%에서 100%로 높이고, 분기별 지급하는 손실보상금 하한액도 5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확대하는 게 골자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는 만큼 방역 보강(6조1,000억 원)에도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코로나19 진단검사비·확진자 치료비·생활지원 등 방역소요에 3조5,000억 원, 코로나19 주사용 치료제와 먹는 치료제 100만 명분 추가 확보 등에 2조6,000억 원을 투입한다.

물가상승 압력 확대·통화정책과 엇박자 논란 여전

이번 추경에서 포함된 직·간접적 현금성 지원은 약 27조 원 안팎으로 일반 재정지출 재원의 70%를 훌쩍 넘는다. 반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자생력을 확충하기 위해 책정된 예산은 1,000억 원에 불과하다. 금융지원(1조7,000억 원)까지 포함해도 전체의 5% 수준이다.

윤석열 정부는 물가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지만, 수십조 원의 현금성 지원이 물가 상승세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지적도 다분하다. 게다가 미국의 공격적인 긴축 기조에 따라 돈줄 죄기에 나선 한국은행의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엇박자를 내면서 정책 효과가 상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과도한 유동성 공급으로 물가상승률이 지난달(4.8%)보다 더욱 확대될 수 있다”며 “민생안정을 위한 추경이 오히려 서민 경제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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