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76% “나토 가입 찬성”
“러의 우크라 침공으로 안보상황 변화”
스웨덴도 나토 가입 신청할 듯… 러에 역풍
북유럽의 중립국 핀란드가 74년 만에 중립국 지위를 포기하고 지체 없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에 가입하겠다고 선언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안보 위협의 여파로 풀이된다.
12일(현지시간) APㆍ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핀란드의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 산나 마린 총리는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핀란드는 지체 없이 나토 가입을 신청해야 한다"며 "나토 가입으로 핀란드의 안보가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나토에 가입하지 않고 중립국을 택했던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핀란드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이면서도 국경 1,300㎞를 맞댄 러시아와의 우호 관계 유지를 위해 오랜 기간 중립국 지위를 고수했다. 그러나 러시아가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이후 서방 국방 동맹인 나토와 조금씩 협력 관계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일반 국민 여론도 나토 가입 찬성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최근 현지 여론조사에서 나토 가입에 동의한다고 밝힌 응답자는 76%에 달했다. 반대는 12%뿐이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6개월 전만 해도 찬성 여론이 20%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나토의 동진(東進)이 자국의 위협이 된다는 명분으로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는 오히려 나토가 더 동진하게 되는 역풍을 맞게 됐다. 페카 하비스토 핀란드 외무장관은 이날 나토 가입 결정에 대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핀란드의 안보 상황을 변화시켰다"라고 설명했다.
핀란드와 인접한 스웨덴도 나토 가입을 신청할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지 언론을 인용, 스웨덴이 16일 나토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핀란드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가입 절차가 매끄럽고 신속히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다. 크렘린궁은 이날 "핀란드의 나토 가입 움직임은 러시아에 명백한 위협"이라며 "나토의 확장은 유럽과 전 세계를 더 불안케 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현재 나토 동맹국과 러시아 간 국경을 맞대는 부분은 러시아 전체 국경의 6%뿐이지만, 스웨덴·핀란드가 나토에 가입하면 러시아와 나토가 직접 맞대는 경계는 현재의 배로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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