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3일 국가보훈처장에 박민식 전 의원을 임명하고 국세청장 후보자에 김창기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을 지명하는 등 처·청장 및 차관 21명에 대한 인선을 단행했다. 지난 9일 1차 차관급 인사(20명)에 이은 것으로 차관급 인선은 이로써 대부분 마무리됐다. 이번에도 여전히 윤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검사 출신 인사들이 대거 발탁됐고, 여성 차관 두 명이 처음 발탁됐지만 여전히 남성 중심 인사라는 지적이 많다.
검사 출신 박민식·이완규·이노공... 윤 대통령과 인연
검사 출신의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지난 대선 캠프에 합류해 윤 대통령의 취임 전까지 ‘특별보좌역’을 맡으며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최근 경기 성남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졌으나,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출마 선언으로 자진 사퇴했다. 대신 문재인 정부에서 장관급으로 격상된 국가보훈처장으로 발탁됐다. 부친 고(故) 박순유 중령은 박 처장이 일곱 살 때 베트남전에서 전사해 현충원에 안장됐다.
이완규 법제처장은 서울대 법대 79학번·사법연수원 23기 동기인 윤 대통령과 친분이 두텁다.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직무 배제를 당하고 징계 처분을 받았을 때 변호인을 맡았다.
첫 여성 차장검사 타이틀을 갖고 있는 이노공 법무차관은 윤 대통령이 2018년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4차장으로 호흡을 맞췄다. 당시 3차장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다.
윤 대통령이 최측근인 한동훈 후보자를 포함해 측근들을 법무부·법제처의 요직에 기용한 것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후속 작업에 대응하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차관 인사, 부처 관료 출신 대거 발탁
각 부처 차관은 해당 부처 관료 출신들이 주로 발탁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오태석 과기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 과기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주영창 서울대 교수가 임명됐다.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김건 전 외교부 차관보가 발탁됐다.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는 문체부 출신이 아닌 조용만 전 기획재정부 기조실장이 임명된 점도 눈에 띈다.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에 박일준 전 산업부 기조실장, 여성가족부 차관에 이기순 여가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 국토교통부 2차관에 어명소 국토부 교통물류실장이 각각 발탁됐다. 인사혁신처장에 김승호 전 인사혁신차장이 임명됐다.
차관급이지만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김창기 국세청장 내정자는 지난해 12월 퇴임한 뒤 5개월 만에 복귀했다. 퇴임 인사가 국세청장에 복귀한 것은 국세청 역사상 처음이다.
그 외 청장 인사에 기재부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관세청장에 윤태식 기재부 세제실장, 조달청장에 이종욱 기재부 기조실장, 통계청장에 한훈 기재부 차관보를 각각 임명했다. 병무청장에 이기식 전 국방부 해군 작전사령관, 문화재청장에 최응천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이사장, 농촌진흥청장은 조재호 한국농수산대학 총장을 발탁했다. 산림청장은 남성현 경상국립대 산림자원학과 초빙교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은 이상래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새만금개발청장은 김규현 전 국토부 국토정책관이 임명됐다.
지난 9일 1차 차관급 인사에선 여성이 1명도 없었으나 이번에는 2명(이노공 법무부 차관, 이기순 여가부 차관)이 포함됐다. 하지만 41명의 차관·차관급 인사 대상자 중 여성은 단 2명(4.8%)에 불과하다. 방역 정책을 이끌어야 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과 질병관리청장에 대한 인선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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