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에 미주 한인 입장문 올라와
"한국 특권층이 美 명문대 진학 위해
촘촘히 설계·실행했던 조직범죄" 주장
"직간접적인 피해자는 우리의 자녀"
글로벌 청원 플랫폼 '체인지'(change.org)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자녀 스펙 의혹을 규탄하는 글이 올라왔다. "미주 교포 엄마들"이라고 밝힌 작성자는 5,800여 자의 장문에 걸쳐 "사태의 본질은 한국 특권층이 미국 명문대 진학을 위해 촘촘히 설계하고 실행했던 조직범죄"라며 "그 직간접적인 피해자는 (미국에 거주하는) 우리들의 자녀라는 사실이 저희를 공분케 한다"고 주장했다.
'미주 맘스'(Miju Moms)라는 아이디를 쓰는 청원 작성자는 16일 '한동훈 딸의 허위 스펙 의혹에 대한 미주 한인들의 입장문Ⅰ'이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리고 한 장관이 내놓은 그간의 해명을 반박했다. 17일 오후 5시 30분 기준 청원 동의인원은 4,480명을 넘겼는데, 체인지는 '동의 인원이 5,000명에 이르면 지역 뉴스로 기사화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작성자는 먼저 한 장관 딸의 글이 '약탈적 학술지'(논문 주제나 품질에 상관없이 돈만 내면 실어주는 학술지)에 실린 것을 지목하며 "검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글들을 논문의 외양으로 대중이 오해하게 만든 기만의 주체는 independent researcher(독립 연구자)라는 이름으로 사이비 학술지에 게재한 한동훈의 딸 혹은 이를 도운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논문이 아니라 에세이 수준'이라는 한 후보자의 해명에 대한 반박이다.
또 '전자문서화하려 했다'는 해명에 대해서도 "지금은 21세기"라며 "전자문서화가 필요하면 워드프로세서로 작업하고 개인 드라이브나 웹하드에 저장하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필을 첨삭이라 축소하거나 물타기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온라인 첨삭 지도를 위해서라면 굳이 케냐인 대필 전문가가 필요했을 것 같지 않다. 그 정도는 딸이 다니는 국제학교 선생님 중에서도 찾을 수 있다"는 반론이다.
한 장관의 '입시에 사용할 계획이 없다'는 해명에는 "면죄부가 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부정한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다 해놓고 입시에 사용할 계획이 없었다는 답변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봉사활동 스펙에 대해서는 "봉사를 드러내는 게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 설명, (외주 개발자가 만든 장애인용 애플리케이션을 출품하는 등) 타인의 저작물을 훔쳐서 드러내는 봉사활동이 허위 스펙임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저희가 분노하는 것은 딸의 스펙에 드리워진 영악하고 교활한 어른들의 조직적인 개입"이라며 "지금까지 드러난 증거들만 모아놓고 봐도 딸의 스펙이 순수하고 성실한 고교생이 단독으로 활동한 결과라고 보기 힘들다"고 했다.
그는 "불법적으로 음성적인 방식으로 허위 스펙을 쌓는 학생들 그리고 그 학부모들로 인해 입시와 대외적인 이미지에서 불이익을 받는 당사자는 바로 우리 아이들"이라며 계속해서 관련 의혹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동훈, 앞서 "연습용 수준의 글... 입시에 사용할 계획 없다"
앞서 한 장관은 딸 스펙 의혹과 관련 "논문이라고 한 것은 고등학생이 연습용으로 한 리포트 수준의 짧은 글"이라며 "입시에 사용된 사실이 전혀 없고 입시에 사용될 계획도 없다. 학교에도 제출한 사실이 없다"고 입장을 내놨다.
케냐의 대필 작가가 논문 작성에 관여했다는 의혹에는 "딸이 학습 과정에서 온라인 튜터로부터 도움을 받은 적은 있는데 벤슨이라는 사람과는 어떤 접촉을 하거나 돈을 준 적은 전혀 없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당 청원이 올라온 이튿날인 이날 오후 윤석열 대통령은 한 장관을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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