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삼성전자 평택 공장 방문 이어
이튿날 만찬엔 경제단체장·총수들 동석
‘경제안보 강화·빠른 투자’ 이행 약속할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이 임박하면서 재계 총수와 경제단체장들의 일정도 바쁘게 돌아갈 조짐이다. 20일부터 2박3일간 일정으로 방한할 예정인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첫날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는 데 이어, 이튿날 가질 만찬에 참석 요청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양국 정상의 '재계 프렌들리' 행보엔 두 나라 간 '기술 동맹'을 비롯한 경제협력 강화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 속에, 각 기업들도 지난해 약속한 신규 투자 계획의 구체적인 일정표까지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첫날인 20일부터 경기 평택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 현장 행보부터 이어갈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첫 일정으로 이곳을 택한 배경엔 미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한국과의 '경제 동맹' 관계를 강조하면서도 중국까지 견제하겠다는 이중 포석이 자리한 것으로 점쳐진다. 평택·오산 미군기지와 헬기로 10분 거리에 위치한 접근성도 짧은 일정엔 안성맞춤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이미 구축된 삼성전자의 위상도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에도 반도체 공급난 해결을 위해 삼성전자 관계자들을 수차례 백악관에 초청하는 등 만남도 이어왔다. 중국 중심의 반도체 가치사슬(밸류체인) 재편을 위해선 세계 최대 메모리반도체 기업이자, 세계 2위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삼성전자의 역할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평택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한미 정상을 직접 안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선 지난해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20조 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밝힌 만큼, 새로운 투자 계획보단 구체적인 미국 투자 내용이나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관련된 대화도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일정엔 미국의 반도체 기업인 퀄컴의 크리스티아노 아몬 최고경영자(CEO)도 동행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삼성전자와 퀄컴의 협력 강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이 부회장이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자본시장법 위반 관련 재판에 출석해야 하는 만큼 재판 일정 조정 등 사전 조율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이외 주요 기업들의 움직임도 주목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튿날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예정된 윤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국내 경제인들과 만남이 예정되면서다. 이 자리엔 SK그룹 수장을 겸하고 있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협회장까지 6대 경제단체장이 총출동하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기업 총수들이 동석한다. 이날도 참석하는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엔 재판 일정이 조율될 경우 바이든 대통령과 이틀 연속 만남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선 또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방한을 통해 특정 수입 품목이 미국 국가 안보에 위해가 된다고 판단될 경우 대통령이 수입량을 제한하고 관세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한 ‘무역확장법 232조’ 개정도 기대하는 눈치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5월 미국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당시 우리 기업들이 총 44조 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해, 이번엔 신규 투자 약속보단 빠른 이행 계획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며 “이번 만남을 계기로 무역규제 완화까지 논의된다면 고마운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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