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에 매출 늘고 영업이익 줄고
중국 봉쇄 정책·재고 소진 문제 겹쳐
하반기 해외여행 확대 후 회복 기대
리오프닝(경제 재개) 수혜자로 꼽혔던 면세업계가 올해 1분기에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해외 입국자 규제가 완화되면서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해 여전히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베이징 동계올림픽부터 이어진 중국의 강력한 봉쇄 정책과 다이궁(代工·보따리상) 알선수수료 상승이 면세점 수익성 악화의 이유로 꼽힌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텔롯데의 1분기 면세부문 매출은 1조2,464억 원으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으나 753억1,700만 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전환했다. 신라면세점 역시 매출은 55% 상승한 9,785억 원, 영업이익은 70% 하락한 127억 원으로 축소됐다.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도 1분기 매출이 각각 61.2%, 97% 늘었지만, 영업손실이 21억 원, 140억 원이다.
이는 중국의 봉쇄 정책으로 영업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 전부터 쌓인 재고를 털어내려다 보니 '울며 겨자먹기'로 싼값에 면세품을 판매한 탓이다. 그래도 남는 상품들은 재고자산평가손실로 처리해 영업손실로 이어졌다. 다이궁 의존도가 커지면서 알선수수료가 30%대 후반까지 올라간 것도 매출이 클수록 손해가 늘어나는 기형적 사업 구조를 고착시켰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매출이 늘었는데 적자가 난다는 건 다이궁에게 저렴하게 물건을 많이 풀었다는 뜻"이라며 "면세점 직매입 구조 특성상 '바잉파워'(구매력)를 키워야 하는데 그러러면 재고를 밀어내고 상품이 순환돼야 해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봉쇄 정책이 지속돼 2분기에도 면세점의 부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항공편이 늘고 해외여행 수요가 본격화하는 하반기부터 조금씩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시진핑 집권 3기 지도부가 출범하고 정책 수정이 이뤄지는대로 시장 상황이 정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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