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 교착 속 러시아군 인명피해 속출
예비인력 부족... 민간인 징병 가능성 제기
볼고그라드 등에서 청년들 방화 시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인근 도시들에서 군대 병무사무소 등 징병 관련 시설이 잇따라 공격당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뚜렷한 성과 없이 장기화하면서, 전장으로 끌려갈 수 있다는 우려에 휩싸인 청년들이 과격한 행동으로 저항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대규모 병력을 잃은 러시아군이 전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상당한 규모의 추가 병력이 필요하다는 서방의 진단도 나온다.
올렉시 그로노우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 주요작전부국장(준장)은 1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군 병무사무소에서 최소 12건의 방화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지난주에만 로스토프와 볼고그라드, 옴스크 등 러시아 주요 도시에서 군 관련 사무소에 대한 방화 5건이 발생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군의 사기를 꺾으려는 우크라이나 측의 선전일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실제 러시아 언론에서도 관련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볼고그라드 지역 매체 V1에 따르면 15일 오전 2시쯤 이 지역 지방병무청에서 의문의 화재가 발생했다. 한 소식통은 V1에 “병무청 한 사무실 안에서 화염병 흔적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경찰과 소방당국이 출동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화재는 없었다”고 주장했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이에 앞서 11일 모스크바 인근 소도시 체레포베츠시(市)의 바딘 게르마노프 시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브콘탁테(VK)를 통해 “16세 소년 2명이 지역 병무사무소에 화염병을 투척했으나 피해는 없었다”며 “용의자들을 구금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러시아 독립 매체 메디아조나는 “옴스크 등 다양한 지역의 군 관련 사무소가 화염병 공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잇따른 방화는 징집을 우려한 러시아 청년층의 저항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군이 예비인력 부족으로 곤경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15일 기준 지금까지 러시아군 전사자 규모가 2만7,400명에 달한다고 집계하기도 했다. 이미 막대한 병력을 잃은 러시아군이 남은 병력만으로는 전쟁을 끌고 갈 수 없는 만큼 조만간 민간인 징집령을 내릴 개연성도 적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징병 관련 사무소에 대한 연쇄 방화는 징집 반대이자 내부 반전 여론이 만만찮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 곳곳의 전세는 교착상태다. ISW는 19일 현재 러시아군이 이지움 남서부 공세를 재개했으나 진격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도 “러시아군이 일부 지역에서 공격에 실패한 후 상당한 손실을 입고 후퇴했다”며 “우리는 방어뿐 아니라 계속해 반격에 성공해 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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