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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새 20% 오른 돼지고기...대체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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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새 20% 오른 돼지고기...대체 무슨 일이?

입력
2022.05.20 19: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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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100g 2,841원...한 달 새 20% 급등
사룟값 급증에 돼지 농가 경영난 우려도

1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삼겹살. 뉴스1

18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삼겹살. 뉴스1

경기 양주시에서 돼지농장을 운영하는 A씨는 하루가 다르게 뛰는 사룟값에 한숨만 늘었다. 돼지 약 4,500두에 들어가는 사룟값이 지난해 1억 원에서 지금은 1억5,000만~1억6,000만 원으로 불어났다.

생산비용 중 60~70%를 차지했던 사룟값이 무려 80%대로 치솟았는데 더 걱정은 앞으로다. A씨는 "지난 3월에 kg당 50원 올랐는데, 사료회사들이 내달과 9월에 또 사룟값 인상을 예고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요즘 소비자들의 눈을 의심케 하는 삼겹살 가격 급등의 배경 중 하나다. 생활물가 고공 행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표적인 서민 외식 메뉴인 삼겹살 가격은 한 달 새 20%나 뛰며 '금(金)겹살'이 됐다.

20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삼겹살 100g당 평균 소비자가격은 2,841원으로 한 달 전(2,350원)보다 20.9% 올랐다. 1년 전 같은 시기 가격(2,374원)과 비교해도 19.7% 상승했다.

18일 서울의 한 먹자골목에 한돈 생오겹살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뉴시스

18일 서울의 한 먹자골목에 한돈 생오겹살 안내문이 설치돼 있다. 뉴시스

농가들에 따르면 돼지고기 가격 급등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는데, 그중에서도 사룟값 인상은 타격이 심각하다. 돼지용 배합사료의 절반을 차지하는 옥수수는 전량 외국에서 수입한다. 2020년 12월 옥수수 kg당 가격은 209원에서 올해 2월 394원으로 뛰었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겹쳤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곡물 가격은 하반기에 반영될 예정이다. 벌써부터 오는 9월에는 옥수수 가격이 510원까지 오를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2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옥수수 가격이 2.4배가 되는 셈이다.

2019년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유행으로 피해를 본 농가들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당시 경기 파주·연천·김포와 인천 강화 지역의 돼지 농가 264가구는 40만 두의 돼지를 살처분했다. 지난해 돼지 입식이 시작됐는데 또 경영난과 직면했다. 대한한돈협회 관계자는 "현재 농가에서는 돼지 한 마리당 6만 원씩 손실이 나는데, 사룟값이 또 오르면 하반기에는 손실이 두 배가 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돼지농가 중 30%가 도산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생산단계에서 시작된 물가 급등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1% 상승한 118.02다. 3월에 이어 또 한번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이 바로 돼지고기(28.2%)다.

다만 최근 소매시장에서 돼지고기 가격 급등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해 삼겹살 등 외식 수요가 단기간에 일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대한한돈협회는 국내 돼지 공급이 감소하는 시기와 맞물린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고온다습한 여름(6~9월)에 모돈의 수태율이 떨어지는데, 이때 수태된 자돈들의 출하 시기가 이듬해 4~8월이라 출하량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데이터상으로는 지난 한 달(4월 20일~5월 20일)간 거래된 돼지고기가 9만2,595톤으로, 직전 한 달(9만9,491톤)에 비해 6.9%가 감소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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