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테라 폭락' 둘러싼 의혹 모두 부인
"한국 법인 해산은 계획된 일… 숨기는 것 없다"
"어떤 소송이나 규제 조사에도 최선 다 할 것"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테라’를 만든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이번 폭락 사태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권 대표는 해당 의혹들을 모두 부인하는 동시에 세금 추징이 부당했다는 주장을 내놨다.
권 대표는 2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조세포탈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권 대표는 “우리(테라폼랩스)는 한국에 미납된 세금 부채가 없다”고 밝혔다. 권 대표의 이날 답변은 한 트위터 사용자가 “당신은 7,800만 달러(약 1,000억 원)가 넘는 세금 미납으로 한국 국세청에 쫓기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한 해명 차원에서 나왔다.
권 대표는 세금 탈루 의혹을 즉각 부인한 뒤 세금 추징 자체가 부당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권 대표는 해당 트위터 사용자가 세금 납부에 대한 증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하자 “한국 정부는 코로나19 (재정)지출을 떠받치기 위해 돈이 필요했고, 가상화폐 회사들로부터 독창적인 방식으로 수백만 달러 (세금)를 징수했다”고 주장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권 대표를 비롯한 테라폼랩스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특별 세무조사를 진행했고, 수백억 원 규모의 세금을 추징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나 폭락 직전 국내 법인을 해산한 것을 두고 제기된 소위 ‘먹튀’ 의혹도 반박했다. 권 대표는 “(한국 법인 해산은) 오랫동안 계획돼 있었다”며 “회사를 폐쇄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고, 타이밍은 순전히 우연의 일치”라고 말했다. 테라폼랩스 국내 법인은 2019년 6월 부산에 설립됐고 지난달 30일 해산됐다. 이후 보름이 채 안 되는 기간에 루나가 99.9% 폭락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권 대표 측이 루나의 몰락을 미리 예견하고 철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아울러 루나 가격을 의도적으로 낮췄다는 '자작극'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권 대표는 다른 트위터 사용자가 “공매도(가격 하락에 베팅)를 한 적이 있냐”고 묻자 “나는 테라와 루나는 말할 것도 없고 결코 내 인생에서 가상화폐를 공매도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향후 펼쳐질 수 있는 법적 공방에 대한 자신감도 나타냈다. 권 대표는 "어떤 소송이나 규제 조사에도 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기꺼이 대응할 것"이라며 "우리는 숨길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19일 루나·테라 투자자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LKB앤파트너스는 권 대표를 사기 혐의 등으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고발했다. 국회에서는 이번 폭락 사태와 관련해 청문회를 개최하고, 권 대표를 증인으로 소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권 대표의 해명을 두고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국내 거래소 관계자는 "권 대표가 정작 해명해야 할 부분은 루나·테라의 몰락 이유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라며 "진정한 사과도 없이 새 코인만 내놓겠다고 하니 시장에서는 냉담한 반응만 나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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