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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심은 필요없다"지만... 원숭이두창에 '위험한 여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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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심은 필요없다"지만... 원숭이두창에 '위험한 여름' 되나

입력
2022.05.23 17:50
수정
2022.05.24 09:29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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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철 맞물려 코로나와 '더블 팬데믹' 우려
WHO "지구촌, 유례없는 보건 위기 맞았다"
정부 "백신 3,500만명분 보유 ... 걱정말라"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입국자가 이동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해외 입국자가 입국 전에 받아야 하는 코로나19 검사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뿐 아니라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도 인정한다. 뉴시스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입국자가 이동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부터 해외 입국자가 입국 전에 받아야 하는 코로나19 검사로 유전자증폭(PCR) 검사뿐 아니라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도 인정한다. 뉴시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118일 만에 1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고무적인 수치지만 마냥 웃을 순 없다. 예상보다 빠른 코로나 재유행 가능성은 물론 원숭이두창 확산까지 '더블 팬데믹'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일상회복 두 달 만에 혹독한 여름을 보내야 할 수 있는 만큼, 진단·검사 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3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수가 9,97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루 확진자 수가 1만 명 아래로 떨어진 건 1월 25일(8,570명) 이후인 118일 만이다. 오미크론 대유행 이전으로 서서히 회복된다는 반가운 신호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반짝 지표'에 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주말 검사량 감소에 따른 것"이라며 "조만간 감소세가 정체될 것"이라 우려했다. 질병관리청은 앞서 6, 7월 확진자가 다시 늘 것이라며 재유행 시기를 가을에서 여름으로 앞당겼다.

WHO "코로나19 아직 안 끝났는데 원숭이두창까지"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2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5차 세계보건총회에서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제네바=AFP 연합뉴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2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5차 세계보건총회에서 개막 연설을 하고 있다. 제네바=AFP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도 코로나 재확산과 원숭이두창 때문에 올여름,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2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총회 개막 연설에서 "코로나19로 아직 안정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원숭이두창까지 유행, 지구촌이 유례없는 보건 위기를 맞고 있다"며 "검사율이 급락한 70개국에서 확진자 수가 증가하는데, 코로나19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원숭이두창은 아프리카 일부 지역의 풍토병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러 나라에서 동시다발로 터진 건 이례적이다. 지금까지 영국과 미국, 호주 등 15개국에서 28건의 감염, 92건의 감염 의심 사례가 나왔다. 발열과 두통, 오한 등을 시작으로 전신, 특히 손에 수포성 발진이 퍼지는 게 특징이다. 감염자와 밀접 접촉하면 걸릴 가능성이 높은데, 일부 국가에선 지역사회로 퍼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증상·대응 적극 알려 확진자 빨리 찾아내야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아이(왼쪽 사진)와 감염자의 손에 생긴 수포성 발진. WHO 홈페이지·나이지리아 질병통제센터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아이(왼쪽 사진)와 감염자의 손에 생긴 수포성 발진. WHO 홈페이지·나이지리아 질병통제센터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는 국내에선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러나 늦어도 여름 휴가철 이후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 해외 여행객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지기 때문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행 규모가 몇백 명 수준이면 당장 들어올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규모가 커지면 휴가철 이후 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와 원숭이두창의 감염 경로나 증상 발현 기간이 다른 만큼, 검사 체계의 빈틈이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원숭이두창은 잠복기(3주)가 길어 역학조사에 더 신경 써야 한다"며 "감염 시 증상과 대응 방법을 충분히 홍보해 확진자를 빨리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대응 능력을 갖춘 만큼 공포심은 갖지 않아도 된다는 게 방역당국의 설명이다. 질병관리청은 "자체 진단검사법 개발 및 평가를 완료했다"며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천연두 백신 3,502만 명분을 비축,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엄 교수도 "전파력이 높지 않고, 과거에 경험해 낯선 병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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