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경제통상협력체 ‘인도ㆍ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가 23일 출범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열린 출범 화상 정상회의에서 “IPEF가 포괄하는 모든 분야의 경험을 나누고 협력할 것”이라며 한국의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윤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급망 재편, 기후변화, 식량과 에너지 위기 등 글로벌 위기 상황을 거론한 뒤 “어느 한 나라가 독자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워 국가 간 연대와 협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며 IPEF 출범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회의에는 한미일을 비롯해 호주 뉴질랜드 인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베트남 브루나이 등 인ㆍ태지역 IPEF 창설 멤버 13개국이 참석했다. 참여 국가들은 IPEF 선언문을 통해 △무역 △공급망 △청정에너지ㆍ탈탄소화 △반부패 추구 등 4대 우선 논의 과제를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이 IPEF 협력을 적극 주도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국제공조 체계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반도체, 배터리, 미래차 등 첨단산업의 핵심 역량을 보유한 한국은 역내 국가들과 호혜적 공급망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경제 전환에 관해서도 윤 대통령은 “한국은 세계 최초로 5세대(5G)를 상용화한 최고의 통신기술을 갖고 있다”며 “인공지능(AI), 데이터, 6G 등 새로운 기술혁신을 주도하고, 디지털인프라 구축과 디지털격차 해소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청정에너지와 탈(脫)탄소 등 분야의 높은 기술력을 토대로 과감한 투자를 통해 탄소저감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끝으로 “IPEF가 개방성, 포용성, 그리고 투명성 원칙하에 추진되기를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IPEF 출범이 한중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일각의 우려도 일축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 CNN방송 인터뷰에서 “한국이 미국과 안보ㆍ기술동맹을 강화해도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소홀히 하려는 의도는 없다”며 “중국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IPEF 참여가 순수 국익 차원이라는 점 역시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취재진에 “IPEF는 자유무역협정(FTA)처럼 어떤 콘텐츠를 갖고 있는 통상협상이 아니고, 인도ㆍ태평양 역내에서 경제통상과 관련한 광범위한 룰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라며 “여기에서 우리가 빠지면 국익에도 피해가 많이 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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