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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사상 첫 감소했지만... 1900조 '빚 폭탄' 여전히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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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사상 첫 감소했지만... 1900조 '빚 폭탄' 여전히 위험

입력
2022.05.24 17: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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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가계대출 1.5조 줄어... 통계작성 이후 처음
금리 뜀박질, 대출 규제, 거래 둔화 맞물려
이자 부담에 자산가격 하락... '부실' 불안 지속

최근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을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최근 서울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을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지난 1분기(1~3월) 우리나라 가계대출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지 2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정부의 강도 높은 대출 규제와 금리 상승이 이어진 여파다.

하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가계대출은 100조 원 가까이 불어난 상태다. 향후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자산가격까지 흔들릴 경우 빚을 낸 가계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꺼지지 않는 이유다.

1분기 -1.5조원... 통계 작성 이후 첫 감소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1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가계대출은 1,752조7,000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1조5,000억 원 감소했다. 분기 기준 가계대출이 줄어든 건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처음이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전 분기보다 무려 9조6,000억 원 감소하면서 전체 감소세를 주도했다. 기타대출 감소 규모도 2003년 해당 통계 작성 이후 가장 컸다.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은행들이 대출 억제에 나선 영향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주택담보대출은 8조1,000억 원 불었다. 하지만 증가폭은 전 분기(12조7,000억 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1분기 전국 주택 매매 거래량이 13만8,000호로 전 분기(19만6,000호)에 비해 감소하는 등 거래량 자체가 꺾인 탓이다.

신용카드 할부액 등 판매신용(106조7,000억 원)은 전 분기보다 8,000억 원 늘었다. 3월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가 본격화되면서 신용카드 사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가계대출과 판매신용을 합친 가계신용은 1,859조4,000억 원으로 전 분기 말 대비 6,000억 원 감소했다. 가계신용이 줄어든 건 극심한 소비 부진에 판매신용만 4조 원가량 줄었던 2013년 1분기(9,000억 원 감소) 이후 9년 만에 처음이다.

그래픽=김대훈 기자

그래픽=김대훈 기자


금리 상승기... 씀씀이 줄고 대출 부실 커질라

금리 상승과 대출 관리 강화 등에 가계 빚 폭주엔 브레이크가 걸렸지만 가계대출 감소세가 지속될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4월 들어 은행권의 대출 완화 노력에 가계대출이 소폭 증가세로 전환했다"며 "대출금리 상승세가 예상되고 매매 거래가 활발하지 않지만, 향후 대출 추이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가계신용이 1년 사이 94조8,000억 원 늘어나 여전히 위험 수위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상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가계신용도 증가하기 마련이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약 2년 사이 가계신용이 250조 원가량 폭증하는 등 증가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한국은 물론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출금리 오름세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 치솟는 금리에 가계 이자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 가계 씀씀이를 옥죄고, 자산가격 하락까지 겹칠 경우 대출 부실로 이어질 위험도 크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부동산 등 자산가격 급락에 금리 상승으로 이자 비용 부담까지 늘면 소비 위축 등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자영업자 이자 상환 유예 종료까지 다가오고 있는 만큼, 대출 부실 가능성을 들여다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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