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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발성 기흉 수술할 때 반대쪽 기낭 제거하지 않아도 돼”

입력
2022.05.25 20:05
수정
2022.05.25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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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 공기주머니에 구멍이 생긴 기흉은 10~20대 젊은이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게티이미지뱅크

폐 공기주머니에 구멍이 생긴 기흉은 10~20대 젊은이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원발성 기흉 환자를 수술할 때 반대쪽 폐에서 발견되는 기낭을 반드시 제거할 필요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낭(氣囊· air-sac)'은 폐 표면에 물혹처럼 비정상적으로 둥글게 볼록 튀어나온 공기주머니를 말한다. '기흉(氣胸·pneumothorax)'은 폐 공기주머니(기낭)에 구멍이 생겨 공기가 새고 이로 인해 흉막강 내에 공기나 가스가 고이게 되는 질환이다. ‘원발성(原發性) 기흉’은 특별한 원인 없이 자연적으로 생기는 기흉을 말하는데, 10대 후반~20대 초반 젊은 남성에게서 주로 발생한다.

원발성 기흉 환자에게는 반대쪽 폐에서도 기낭이 자주 발견되는데, 그동안 예방적 차원에서 기낭을 함께 제거하곤 했다.

이런 가운데 박찬범(교신 저자)ㆍ정진용(제1저자ㆍ이상 흉부외과)ㆍ김주상(호흡기내과)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교수팀은 2009년 4월~2019년 12월 인천성모병원에서 원발성 기흉으로 흉강경 수술을 받은 30세 이하 환자 567명을 대상으로 의무 기록과 X선,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 결과 등을 분석하고 수술 후 반대쪽 폐에서 기흉 발생 여부를 후향적 연구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전체 원발성 기흉 환자 567명 중 수술 전 반대쪽 폐에서 기낭이 관찰된 환자는 455명(80.2%)이었고, 수술 후 평균 51.3개월 추적 기간에 기낭 유무와 상관없이 반대쪽 폐에서 기흉이 발생한 환자는 86명(15.2%)이었다.

연구팀은 이들 중 수술 전 반대쪽 폐에 기낭이 있던 환자 82명(95.3%)을 대상으로 기흉 발생 여부를 확인했다.

그 결과, 수술 후 1년, 5년, 10년 동안 기흉으로 악화하지 하지 않은 경우가 각각 92.2%, 83.7%, 79.9%였다.

아울러 원발성 기흉 환자의 경우 같은 쪽과 마찬가지로 반대쪽 폐에서도 젊을수록 기흉 발생 위험이 증가했고, 기낭 크기도 주요 위험 인자로 확인됐다.

반대쪽 폐에서 발견된 기낭 크기가 5.0㎜를 넘으면 연간 발병 위험은 기낭이 없을 때보다 6배가량 증가했지만, 연간 발병률은 4.7%에 그쳤다. 또 기흉의 연간 발병률은 기낭 유무와 관계없이 시간이 지나면서 급격히 줄었다.

전체 원발성 기흉 환자 567명의 수술 당시 평균 연령은 20.2±3.9세였고, 대부분 남성(89.8%)이었다.

박찬범 교수는 “이번 연구로 폐에서 기낭이 관찰되더라도 기흉 발생 가능성은 높지 않고, 시간이 지나면 반대쪽 기흉 발생도 기낭 유무와 관계없이 급격히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정진용 교수는 “이번 연구는 원발성 기흉 수술 시 반대쪽 폐에서 기낭이 발견되면 예방적 차원에서 제거하는 게 좋다는 주장과는 다른 결과”라며 “원발성 기흉은 한창 공부하거나 왕성하게 활동하는 젊은 나이에 많이 발생하는데, 특히 입시 등 중요한 시기인 고등학생에게 기흉이 발생하면 반대쪽 폐에 기낭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제거하는 것은 다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흉부의사협회(American College of Chest Physicians)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체스트(CHEST, IF:9.4)’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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