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11시 대구시장 후보토론회 열려
홍준표 향해 한민정은 공세, 서재헌은 맞장구 모드
대구경북 행정통합에는 모두 신중론
제2대구의료원 설립에는 홍 후보만 부정적
대구시장 후보자 TV토론회에서 국민의힘 홍준표 후보와 정의당 한민정 후보가 정치인의 자질을 두고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서재헌 후보와 홍 후보는 사사건건 부딪히는 양당 구도와는 달리 상당 부분 공감대와 웃음까지 보이면서 상대 후보 검증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지적이다.
지난 26일 오후 11시부터 80여 분간 진행된 대구시장 후보자 토론회에서 한 후보는 홍 후보를 향해 "홍 후보는 정치적인 위기마다 경남, 대구로 옮겨 다녔다"며 "경남도지사 시절 업적으로 자랑했던 채무제로도 영유아보육료 등 법적으로 써야하는 예산은 올리지 않고 빚을 갚겠다면서 무상급식도 중단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구의 경제가 어려운데 긴축재정을 한다고 아이들 밥그릇 빼앗고 아픈 사람 내쫓을 것이냐"고 덧붙였다.
이에 홍 후보는 "혼자 그렇게 주장하면 답변할 게 없다"며 "어이없는 말이라서 답변하지 않겠다"고 잘라 말했다.
한 후보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한 후보는 "정치인으로서 한 말은 지키지 않고 행정인으로서는 실정이었다"며 "못됐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후보야 말로 정말 못된 정치인이 아닌가"라고 쏘아붙였다. 홍 후보는 "같잖아서 답변하지 않겠다"라며 응수했다. 한 후보가 "상대후보에게 같잖다는 건 심한 게 아닌가"라고 하자 홍 후보는 "거참 어이가 없는, 이런 토론은 처음"이라고 미간을 찌푸렸다.
반면 서 후보는 '홍준표 후보님! 어디계십니까?' 등 문구가 쓰인 피켓까지 준비해 토론회에 나섰지만 취수원 문제와 주치의제도 도입 등에서 홍 후보와 사실상 같은 의견을 내비쳤다.
홍 후보가 "원수보다 댐을 사용하는게 시민들에게 더 좋지 않나"라고 하자 서 후보는 "물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맞장구를 쳤다. 홍 후보는 "공부 많이하셨네"라며 서 후보를 칭찬하기도 했다. 공항문제를 두고도 홍 후보가 "공항의 물류기능이 더 중요하죠"라는 말에 서 후보는 "(물류기능도) 함께 가야죠"라고 화답, 사회자가 "크로스 토킹을 하지말라"고 지적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홍 후보는 서 후보가 언급한 주치의 제도를 두고는 "아주 좋은 생각"이라고 답했다. 서 후보가 "의사와 환자를 일대일로 매칭해 주기적으로 몸상태를 체크, 확인해 주는 제도를 도입하겠다"라며 "순간순간 주치의 제도로 건강을 챙기면 세금도 줄일 수 있다"라고 한데 대한 답이었다. 서 후보와 홍 후보는 부동산 문제에서도 "부동산 가격이 연착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제2의료원 설립에 대해서는 홍 후보만 부정적인 답변을 보였다. 서 후보는 "대구의료원과 대학병원 6곳 등 병원 7곳이 모두 한쪽에 몰려있다"며 "동구, 수성구, 북구 일부에는 병원이 없다"며 지역 간 형평성도 건립의 근거로 삼았다. 한 후보도 "공공의료원은 저소득층과 장애인을 위한 국가적 재난에 대응하는 공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며 제2의료원 건립을 공약했다. 하지만 홍 후보는 "현재 모든 병원서 공공의료를 시행하고 있는 셈"이라며 "시정을 인수한 뒤 대구지역 병원의 병상수와 수요를 검토해서 결정할 문제"라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홍 후보는 경남도지사 시절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해 "노동자들을 악의적으로 왜곡해서 희생양을 삼았다"는 한 후보의 비판에 대해서는 "진주의료원이 의료원 기능을 상실했고, 강성노조의 놀이터에 불과해서 폐쇄했다"고 주장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해서는 모두 경제나 문화 협력이 우선이라며 무리하게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보였다. 서 후보는 "행정통합은 수단일 뿐”이라며 "수도권과 부울경 메가시티와 경쟁할 수 있도록 경제통합이 먼저"라고 말했다. 홍 후보도 "공무원 수와 산하기관을 줄이는 게 가능한가"라며 "안동에 8,000억 원을 들여 지은 도청은 어떻게 할 것이냐"며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한 후보도 "행정통합을 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하나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밖에 청년유출 문제는 일자리 창출 등으로 대동소이한 의견을 내비쳤지만 복지지원책을 두고도 홍 후보만 "복지 철학의 기본이 서민복지"라며 선별복지를 내세웠다. 대구의 산업구조개선 방안을 두고는 서 후보는 청년경쟁력 강화, 홍 후보는 통합신공항 인근 첨단산업 유치, 한 후보는 친환경미래산업을 제안했다.
한편 토론회에 배제돼 별도로 사회자와 일대일 대담을 벌인 기본소득당 신원호 후보도 대구경북 행정통합을 "시기상조", 제2의료원은 "조속히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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