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6시부터 투표 시작 오전 한산
오후 들어 직장 밀집지역 투표 행렬
후보들도 사전투표 선호... 유세 주력
6·1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 날인 27일. 전국 곳곳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는, 4년간 지역을 위해 애쓸 일꾼들을 직접 뽑으려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아침부터 이어졌다. 오전부터 긴 행렬이 이어졌던 지난 대선 때처럼 열띤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오후 들어 회사가 밀집한 주요 도심의 사전투표소에 직장인들이 투표를 위해 길게 늘어선 모습이 눈에 띄었다.
낮 12시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 몇몇이 한 손에 커피를 들고 서울 성동구 성수2가 제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 투표소를 찾았다. 유권자들은 대기 없이 5분 내에 투표를 마치고 서둘러 직장으로 돌아갔다. 성수역 부근에서 회사를 다닌다는 최모(36)씨는 "점심 식사를 마치고 짬을 내 투표를 하러 왔다"며 "지난 번 대선처럼 한참 기다려야할 줄 알았는데 빠르게 투표를 마쳤다"고 말했다.
열체크·비닐장갑 사라진 투표장
유권자들은 투표소 입구에서 신분증을 제시하고 마스크를 잠시 내려 얼굴과 대조해 신원을 확인한 뒤 투표용지를 받아들었다. 3월 대선 때는 보호복과 얼굴 가리개(페이스 쉴드)를 착용한 투표소 관계자들이 유권자들을 상대로 체온 측정을 하고, 비닐장갑을 착용하도록 안내 했지만, 이번엔 관련 방역 절차가 대폭 간소화 됐다.
오후에 접어들면서 영등포구 여의도동, 중구 소공동 등 회사가 밀집한 도심 내 사전투표소에는 투표를 하려는 사람들로 긴 줄이 이어졌다. 강모(40)씨는 "오전에 사람이 별로 없었다는 이야길 듣고 투표하러 왔는데 줄이 길어 당황했다"며 "점심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내일 투표해야 할 것 같다"며 발길을 되돌렸다.
선거 당일인 1일부터 현충일까지 긴 휴가를 내고 미리 투표를 하려는 유권자도 있었다. 서대문구 천연동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한 조현석(30)씨는 "다음주 선거 당일부터 현충일까지 휴가를 냈다"며 "모처럼 맞는 긴 연휴라 미리 투표하는게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초·중·고 학생 자녀를 둔 중심으론 유권자들은 기초·광역자치단체 선거보다는 교육감 선거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고3 아들과 함께 사전투표 둘째 날 투표할 예정이라는 김유경(51)씨는 "모든 선거가 다 중요하지만 교육의 질을 결정하는 교육감 선거에 관심이 높다"며 "교육에서 만큼은 정치적 색깔보단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가진 사람이 당선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지방선거를 통해 현 정부에 대한 견제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30대 윤모씨는 "이번엔 투표 항목이 많아 사전에 공약을 꼼꼼하게 비교해보고 선택했다"면서도 "특정 정당이 독주하는 일이 없도록 견제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현주(62)씨는 "지역에서 주민들과 얼마나 많이 스킨십을 함께 했는지를 보고, 실질적인 발전 공약을 제시한 사람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주요후보들 사전투표 끝내고 유세 주력
지방선거·보궐선거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도 일찌감치 사전투표를 끝내고 남은 선거운동에 주력하는 작전을 선택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용산구 이촌제1동주민센터에서 투표하며 "올림픽대로와 한강대로를 지하화해 한강을 시민에게 돌려드리겠다는 의지의 표시로 용산을 찾았다"고 말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광진구 자양3동주민센터에서 투표를 한 뒤 "서울은 계속 뛰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 변화의 엔진이 꺼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원 보선에 나선 이재명·안철수 후보도 각각 출마 지역에서 사전투표로 한 표를 행사했다.
퇴임 후 첫 투표를 하는 문재인 전 대통령은 경남 양산시 하북면 주민자치센터에서 투표한 뒤 "지역으로 돌아온 것 자체가 균형발전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뜻도 있었던 것"이라며 “지역의 유능한 일꾼들이 많이 뽑히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사전투표를 할 수 있다. 확진자는 사전투표 2일차(28일) 오후 6시 30분부터 오후 8시까지 투표를 하는데, 일반 투표자(비확진자)와 같은 방식으로 투표를 하게 된다. 이름이 기재된 유전자증폭(PCR) 검사·신속항원검사 양성 통지 문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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