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출마자 김포·서울공항 이전 공약
수원·광주선 군공항 이전 후 개발 약속도
재원 방안 없는 '선거용 울궈먹기' 비판
6·1 지방선거가 닷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표를 얻으려는 후보들이 잇달아 '공항 이전'이라는 카드를 내놓고 있다. 소음 문제나 개발 제한 때문에 공항 이전이 일부 주민들의 숙원 사업이기는 하지만, 아무런 대안 없이 당장 표를 얻기 위해 선거 때만 공항 이전 약속을 들고 나오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인천 계양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는 27일 경기 김포시 고촌읍 경인아라뱃길 아라마린센터 수변문화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공항을 인천공항으로 통합·이전하고, 수도권 서부 대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두 후보는 김포공항 주변인 서울 강서·양천구, 인천 계양구 지역이 소음과 고도 제한 등 피해를 입고 있다며 공항을 이전한 뒤 계양·김포·강서를 엮어 개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두 사람은 강서를 제2의 강남으로, 계양을 제2의 판교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는 경기 수원시 군공항과 성남시 서울공항 동시 이전을 내걸었다. 김 후보는 전날 “서울공항을 이전하고, 그 자리에 글로벌스타트업시티(GSC)를 조성하겠다”며 "이를 통해 공항 인근 판교를 한국형 실리콘밸리로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앞서 수원 군공항과 서울공항을 동시 이전한 뒤 경기남부국제공항을 조성하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는데, 대체 입지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수원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국민의힘 김용남 후보와 민주당 이재준 후보도 앞서 군공항의 화성시 이전을 공약했다. 수원 군공항과 서울공항 모두 도심에 있어 소음 피해와 고도 제한 등 규제로 주민 이전 요구가 높지만, 반대로 이전 부지로 거론되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거세다.
국민의힘 주기환·민주당 강기정 광주시장 후보도 광주 군공항 이전에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두 후보의 해법도 동일하다. 군공항 이전 특별법 개정을 통해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정부 주도로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변성완 부산시장 후보는 가덕도 신공항 개항을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개최 전인 2029년으로 6년 가량 앞당기는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시민단체들은 "선거 때마다 나오는 공항 이전과 신공항 개발 공약을 보면 대부분 구체적 내용, 계획, 재원 마련 방안이 없고 사업성이 검증 안 된 재탕·삼탕 장밋빛 헛공약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윤철한 기획연대국장은 "막대한 세금이 들어가는 공항 이전이나 신공항 개발은 지자체장이나 국회의원 후보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타당성과 재원 마련 방안 등을 검토한 후에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하지 않고 되든 안 되든 발표부터 하는 것은 유권자를 현혹시켜 표를 얻겠다는 것 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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