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가 조심스러워졌다. 윤 대통령은 이달 10일 대통령 취임 후 주말마다 '소통 나들이'를 했지만, 이번 주말엔 생략했다. 마냥 조용히 있었던 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새 정부 첫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를 적극 압박했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엔 윤석열 정부 초기 국정동력이 달려 있는 만큼 윤 대통령이 강온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조심 모드'… 주말 새 인사 잡음 정리 집중
윤 대통령은 주말마다 김건희 여사와 함께 공개 나들이를 하며 국민들을 만났다. 29일에는 공개 일정을 잡지 않았다. 윤 대통령 부부가 28일 반려견들과 함께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 김 여사 팬클럽 '건희사랑'을 통해 뒤늦게 공개된 것이 대외 활동의 전부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9일 "지방선거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에 괜한 오해를 사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거철마다 대통령의 민생 행보가 선거 개입 논란으로 이어졌던 것을 의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대통령실은 주말 내내 윤석열 정부의 취약점인 '인사 잡음'을 관리하는 데 주력했다. 우선 초대 국무조정실장으로 내정된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28일 스스로 물러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짐을 덜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윤 행장을 천거한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에 반발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공개 충돌했는데, 당정 간 불협화음이 조기에 진화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도 윤 행장에 대한 우려를 알고 있었고 당과 이견이 컸던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이 최근 인사를 단행한 장·차관급 4자리를 모두 여성으로 채운 것도 지방선거 여성·중도층 표심을 겨냥한 메시지로 해석됐다.
'추경' 민생 이슈엔 적극 대응
대통령실은 민생 관련 이슈엔 강경한 목소리를 내 민주당과 차별화를 시도했다. 윤 대통령은 27일 코로나19 영업 피해 손실보상을 위한 추경안 국회 처리를 둘러싼 여야 합의가 불발되자 "국회가 이렇게까지 협조하지 않을 줄 몰랐다"며 이례적으로 서운함을 표했다. 이어 28일엔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을 통해 "민주당이 오늘 제안한 영수회담보다 추경안 통과가 더 시급하다"며 추경안의 빠른 처리를 촉구했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일하려는 대통령의 발목을 야당이 잡고 있다'는 프레임을 부각하기 위한 것이었다.
윤 대통령은 추경안이 통과되면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등의 '즉시 지급'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9일 기자들과 만나 "현장에서 힘들어하는 목소리가 많아 윤 대통령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면서 "가능하면 빨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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