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외스틀룬드 5년 만에 또 수상 기염
마지막 승자는 예상 밖이었다. 기자실에서는 야유가 터져 나왔다. 한 여기자는 수상 발표가 나자 폴짝폴짝 뛰며 박수를 쳤다.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린 작품이었다. 영화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의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최고상) 수상은 이변이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개막했던 제75회 칸영화제는 스웨덴 감독 루벤 외스틀룬드의 손을 들어주며 28일 막을 내렸다. 48세인 외스틀룬드는 2017년 ‘더 스퀘어’에 이어 생애 두 번째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는 영예를 안았다.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는 지독한 풍자극이다. 차가운 유머로 현대 자본주의와 권력의 부조리를 비판한다. 호화 유람선에 탄 여러 군상들의 면면과 사연을 교차시키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돈을 최고 가치로 여기는 패션모델 커플, 동구권 붕괴를 기회로 막대한 부를 순식간에 쌓은 졸부, 가업인 군수업 덕분에 안락한 노후를 즐기는 영국인 부부, 유람선에서 노동착취를 당하는 승무원, 알코올중독 선장 등이 등장한다. 신랄하고 웃긴 에피소드들이 이어지나 직설적인 묘사가 지나치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연예전문매체 버라이어티가 화장실 청소부 애비게일을 연기한 둘리 드 레온의 최우수여자배우상 수상 정도만 예측할 정도로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는 박찬욱 감독이 국내 기자들에게 "올해 칸영화제에서 가장 보고 싶은 영화"로 지목한 작품이기도 하다. 박 감독은 "2017년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황금종려상을 안겨준 감독이 어떤 영화를 선보일지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2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은 벨기에 출신 1991년생 감독 루카스 돈트(‘클로즈’)와 클레어 드니(‘스타즈 앳 눈’) 감독이 공동 수상했다. 돈트 감독은 2018년엔 장편 데뷔작 ‘걸’로 신인 감독을 대상으로 한 황금카메라상을 받았다. ‘클로즈'는 그의 두 번째 장편영화다. 칸영화제 단골 수상자인 장-피에르·뤽 다르덴 형제 감독은 75주년 특별상을 수상했다. 다르덴 형제 감독은 ‘토리와 로키타’로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각본상은 ‘보이 프롬 헤븐’의 이집트 감독 타리크 살레가 차지했다. 여자배우상은 ‘홀리 스파이더스’의 이란 배우 자흐라 아미르 에브라히미가 가져갔다. 심사위원상은 ‘이오’와 ‘디 에이트 마운틴스’가 공동 수상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