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농지법 위반 등 논란에 정면 대응
"난 첫 여성 처장" 전문성·여성임을 강조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각종 논란에 휘말리며 본격 검증 시작 전부터 곤혹스러운 처지가 됐다. 무엇보다 김 후보자에게 정호영 전 후보자의 그림자가 아른거리는 게 문제다. 과거 막말 논란과 자녀 문제, 농지법 위반 의혹, 전문성 지적 등 초반 검증 과정이 정 전 후보자 때와 판박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벌써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만큼, 인사청문회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30일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처음 출근한 김 후보자는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쳤다.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사과하기보다는 적극 반박했다. 자질 논란에 불을 지핀 '문재인 전 대통령 치매' 발언에 대해선 "막말이 아닌 야당 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말"이라고 했다.
"치매 발언, 야당으로서 정부 견제한 것"
그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사옥에서 "정치인으로서 태도와 생각, 행정부처에서 정책을 수립하는 위치는 다르다"며 "그때 야당 의원으로 정부를 견제했을 때"라고 밝혔다. 당시 발언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해 비판 여론을 헤쳐 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후보자는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 시절인 2019년 10월 국정감사에서 "국민은 요즘 가족의 치매와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를 많이 걱정한다"며 문 전 대통령에게 치매 증상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됐는데, 민주당 의원들을 맞제소해 논란을 키웠다.
막말·자녀·전문성 논란… 초반 검증 정호영과 비슷?
일단 정 전 후보자가 떠오른다는 지적이 많다. 김 후보자는 지명 직후 막말 논란에 휩싸였고, 자녀 갭 투기 의혹, 아들 병역 문제, 농지법 위반, 전문성 논란이 차례로 불거졌다. 정 전 후보자도 '결혼은 암 특효약' 등 과거 칼럼 논란을 시작으로 자녀 경북대의대 편입학 특혜·아들 병역·농지법 위반·복지 분야 경험 전무 등 각종 의혹이 줄줄이 터져 나왔다.
김 후보자도 이 점을 의식한 듯 각종 의혹에 자세히 해명했다. 국민이 민감해하는 부동산 이슈에 대해선 "당시 어쩔 수 없었지만, 절대 법적 하자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세종시 아파트 투기 의혹에 대해선 공직 생활로 입주 시기가 맞지 않았다고 했다. 장녀가 외할머니로부터 서울 상도동 아파트를 구매해 갭 투기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어머니가 목돈이 없었지만 아파트 매매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 경험·지식 인정받아 지명됐다"
김 후보자는 전날 농지법 위반 의혹에 대해선 "농지를 구입한 1989년에는 현행법이 적용되지 않았고 시세차익도 실현하지 않았다"고 했다. 5급 제2국민역 판정을 받은 아들의 병역 면제 사유를 비공개한 데 대해선 "아들이 초등학교 때 실명했는데 개인적 장애를 공개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대신 '전문성'과 '여성'을 강점으로 앞세웠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시절 '가짜 백수오 사태'와 '살충제 계란 파동' 때 부실 대응했다는 비판에 대한 반박이다. 그는 "26년의 공직생활과 4년 국회 보건복지위 활동을 인정받아 지명됐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식약처 최초 여성 국장, 원장, 차장, 처장을 역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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