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NYT 기고 "첨단 로켓 시스템 제공"
사거리 70~80㎞ GMLRS 지원 가능성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결국 우크라이나에 중거리 로켓을 지원하기로 했다. 동부전선 돈바스에서 밀리는 우크라이나 전력에 보탬이 될 무기 추가 공급 결정이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확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메시지 역시 던지며 전쟁 상황 종료를 위한 포석도 이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우크라이나에) 정밀 타격용 첨단 로켓시스템과 군수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의 목표는 매우 단순하다”며 “(러시아의) 추가 침략을 억제하고, 방어할 수단을 갖춘 민주적이고 독립적이며 자주적이고 번영하는 우크라이나를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사정거리가 수백㎞에 달하는 장거리 다연장로켓(MLRS) 지원을 요청해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이 무기로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을 공격할 경우 러시아 반격으로 상황이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우려로 바이든 대통령은 지원에 계속 난색을 표시해왔다. 결국 타협책으로 찾은 게 사정거리 70~80㎞ 중거리 유도 다연장로켓(GMLRS) 지원으로 보인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미 정부 고위관계자들을 인용,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력 증강을 위해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첨단 장거리 로켓시스템이 GMLRS로 결정됐다고 전했다. GMLRS의 사거리는 최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M777 155㎜ 곡사포의 약 2배에 달한다.
CNN과 AP통신은 미국이 최대 사거리 80㎞에 이르는 차량 탑재용 고속기동포병로켓(HIMARS)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계획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침공 초기 재블린 대전차미사일 등 방어용 무기 중심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던 미국은 전쟁이 길어지면서 지원 범위를 점차 넓히고 있다.
다만 이번 지원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러시아와의 직접 전쟁, 확전은 피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NYT 기고문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 간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미국이나 우리 동맹국들이 공격받지 않는 한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미군을 보내거나 러시아군을 공격함으로써 이 분쟁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확인했다. 또 “미국은 모스크바에서 그(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축출을 이끌어내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미국 대통령이 언론에 기고문을 보내 해외 군사 지원 입장을 밝히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런 방식을 통해 우크라이나에는 확고한 지원 의지를 강조하는 동시에 러시아에는 전쟁 종료를 위한 타협 메시지를 던졌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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