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도서관에 마련된 국민의힘 개표 상황실에 1일 오후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등 맨 앞줄에 앉아 있던 지도부는 벌떡 일어나 두 손을 치켜들었다. 의원 20여 명을 비롯한 당 관계자들은 "이겼다"를 연호했다.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지사 선거에서 김은혜 후보가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결과가 나올 때는 일제히 "김은혜"를 연호하며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상황실엔 출구조사 발표 전부터 승리에 대한 기대감이 흘렀다. 발표 40분 전 상황실에 나타난 이 대표는 먼저 도착한 정진석 국회 부의장 등과 환한 표정으로 기념 사진을 찍었다. 권 원내대표가 배현진 의원의 빨간색 외투를 가리키며 "옷이 잘 어울린다"는 덕담을 건네는 등 화기애애한 장면도 연출됐다.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상황실은 환호의 도가니로 변했다. 김은혜 후보를 비롯한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우세' 결과가 화면에 뜰 때마다 당 지도부와 의원들은 박수를 치며 후보의 이름을 연호했다. 김진태 강원지사 후보의 우세 소식이 전해지자 이 대표가 "이야 김진태"라며 탄성을 내지르기도 했다. 김기현 공동선대위원장도 두 주먹을 불끈 쥐며 "으쌰으쌰"라고 외치는 등 기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예측 결과에는 분위기가 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윤형선 후보를 크게 앞선다는 결과가 화면에 뜨자 맨 앞줄에서 "아이고"라는 낮은 탄식도 흘러나왔다. 의원들이 운집한 뒷줄에서 "그래도 잘했다"는 위로가 나왔지만 들떴던 분위기는 다소 가라앉았다.
당초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 17곳 중 9곳 이상의 승리를 기대했다. 선거를 앞두고 추가경정예산안이 국회 문턱을 넘은 데다 민주당이 내홍에 휩싸이는 등 호재가 산적했기 때문이다. 출구조사 결과는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출구조사에서 압승이 예상됐지만 국민의힘은 도리어 낮은 자세를 취했다.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던 권 원내대표는 옆자리에 앉은 김 위원장에게 "항상 겸손해야 한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상황실을 떠나면서도 취재진에게 "항상 낮고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정치를 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개표가 중반으로 접어든 자정 즈음 서울과 부산, 대구를 비롯해 광역단체장 10곳에서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이 확실해지자 개표 상황실은 축제의 장이 됐다. 당 지도부가 미리 마련된 현황판에 '당선' 스티커를 붙일 때마다 좌중에선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대약진하도록 해주신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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