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당선자들 이재명·송영길 공약에 비판·유보
유정복 인천시장 "급조해서 나온 공약" 지적
제주을 김한규 의원 "제주도민들 불안 표출돼"
김동연 경기지사도 '사전 조율 부족 엇박자' 언급
1일 인천 계양구을 지역구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서울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송영길 후보 등이 선거운동 막판에 제기한 '김포공항 이전' 공약에 대해 다른 여야 당선자들은 모두 부정적이거나 유보된 입장을 보였다.
국민의힘에서 출마해 당선된 유정복 인천광역시장은 2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김포공항 이전)그런 문제는 선거를 며칠 앞두고 그렇게 급조해서 공약을 내세워서 판단할 문제가 전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선거 당시) 지금으로서는 논평할 가치가 없다, 서로 이해관계도 다양한 측면에서 볼 수 있는 문제를 선거용으로 급조해서 나온 것 자체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고 말씀을 드렸다"면서 "이 문제는 여러 가지 논점이 있다. 김포공항이 조그만 가게가 아니기 때문에 그렇게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제주시을 지역구 보궐선거로 당선된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관광업에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한 제주 지역 민심에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전 대통령 후보인 이재명 후보가 공약으로 냈기 때문에 제주도민께서 불안한 마음을 많이 갖고 계셨던 것 같다"면서 "그 점이 예전보다 적은 표차로 나타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역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김포공항 이전 공약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보다는 거리를 뒀다. 김 지사는 같은 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김포공항 이전 공약에 대해 "크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면서 "판단이 잘 안 선다"고 전했다.
그는 "여러 광역단체가 걸친 문제가 돼서 사전 조율이 부족한 점에서 나온 엇박자 얘기는 있었겠지만, 나는 선거 과정에서 나온 이런저런 이슈들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는 편"이라면서 "상대 후보가 됐든, 또는 다른 후보가 무슨 얘기하는 것에 대해서 제가 쫓아가면서 얘기하는 걸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의원과 송영길 후보는 수도권 표심을 공략하고자 김포공항 이전과 함께 공항 부지에 주택 20만 호 공급 공약을 냈는데, 결과적으로 당내의 반발마저 불렀다. 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중앙당 차원의 공약이 아니다"라고 밝혔고, 오영훈 제주지사는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오영훈의 이름을 걸고 김포공항 이전 공약 철회를 요청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국일보에 "진지하고 중요한 공약이라면 선거 막바지에 불쑥 나올 수가 없다"며 "공항 이전을 둘러싸고 당내 불협화음까지 나왔기 때문에 민주당의 비호감도만 높인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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