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V 노광 장비 독점 업체...초미세 공정 필수
대만 TSMC와 삼성전자 물량 확보 경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다음주 네덜란드로 출국해 반도체 장비회사 ASML 경영진을 만난다. ASML은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독점 공급하는 회사다.
2일 법조계 및 삼성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7일~18일 네덜란드를 비롯해 유럽 출장에 나설 예정이다.
ASML은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에서 미국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에 이은 업계 2위지만, '슈퍼 을'로 불린다. EUV 노광 장비는 한 대에 2,000억 원이 훌쩍 넘지만 반도체 업체들은 더 많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찍부터 ASML과 긴밀한 협력을 이어오며 EUV 노광 장비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EUV 노광 장비를 주로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와 D램 생산에 활용하고 있다.
ASML는 지난해 EUV 노광 장비 42대를 만들어 63억유로(약 8조4,2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대만이 44%, 한국이 35%를 각각 차지했다. 올해도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가 ASML의 물량을 두고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이 부회장이 직접 ASML 본사를 찾아 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2020년 10월에도 ASML 본사를 직접 찾았다. 이 부회장은 당시 페터르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마르틴 판덴브링크 최고기술책임자(CTO) 등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출장을 위해 삼성 측 변호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혐의 공판에서 이 부회장의 다음 공판 불출석을 요청했고, 재판부는 이를 허락했다. 이 부회장은 매주 법정 출석 일정이 잡혀 있어 해외 출장이 자유롭지 못하다. 이 부회장의 해외 출장은 지난해 12월 아랍에미리트(UAE)를 다녀온 이후 6개월 만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차세대 반도체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보직 인사를 단행했다. 신임 반도체연구소장으로 송재혁(55) 플래시개발실장(부사장)이 선임됐다. 송 부사장은 그동안 삼성전자에서 차세대 낸드플래시 개발을 주도해온 인물이다. 아울러 남석우(56) DS부문 CSO 및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부사장이 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장에, 장성대(58)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환경안전센터장 부사장이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인프라기술센터장에 각각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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