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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성 간암, 면역 치료제 효능 떨어뜨리는 원인 찾았다

입력
2022.06.02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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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발생에 관여하는 면역글로불린 A가 면역 관문 억제제 치료 효과를 낮추는 메커니즘. 서울성모병원 제공

간암 발생에 관여하는 면역글로불린 A가 면역 관문 억제제 치료 효과를 낮추는 메커니즘. 서울성모병원 제공

진행성 간암은 치료가 쉽지 않지만 면역 항암제가 등장하면서 치료의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하지만 치료 성적이 그리 높지 않은 것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이런 가운데 성필수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연구팀이 면역 항암제 치료 반응을 나쁘게 만드는 메커니즘을 규명해 면역 항암제 치료율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지방간이 악화돼 발생하는 간암에서 대표적인 면역 항암제인 면역 관문 억제제 반응률이 낮은 이유를 규명하고 이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알아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종양 면역 치료 저널(Journal for ImmunoTherapy of Cancer, 인용지수 13.75)’ 지난 5월호에 실렸다.

간암은 대부분 간세포암으로, 전 세계적으로 암 사망률 4위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간암이 암 사망률 2위로, 발병 주원인은 만성 B형 간염 및 간경변, 알코올성 간 질환, 만성 C형 간염 등이다.

간암을 조기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지만 증상이 없을 때가 많아 진행성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흔하다.

진행성 간암의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치료가 시도되고 있고 최근에는 대표적인 면역 항암제인 ‘면역 관문 억제제’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면역 관문 억제제도 단일 요법으로는 반응률이 15% 정도에 머물고 있다.

최근 면역 관문 억제제(아테졸리주맙)와 표적 치료제(베바시주맙)의 병합 요법이 반응률은 30% 정도로 크게 올라갔지만 아직 충분하지 않은 실정이다.

또한 최근 발생 빈도가 크게 늘고 있는 지방간으로 인한 간암은 반응률이 더 좋지 않다.

성필수 교수는 이번 연구로 섬유화를 동반한 비알코올성 지방간 등 만성 염증성 간 질환에서 높아진 면역글로불린 A가 간세포암 발생에 관여하며, 이것이 면역 관문 억제제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면역글로불린 A는 원래 우리 몸에서 감염에 대항해 만들어지는 항체이지만, 감염 이외 상황에서도 다양한 역할을 한다.

몸속에 늘어난 면역글로불린 A는 간 내 ‘단핵세포’와 결합해 단핵세포의 면역 억제 기능이 증가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항종양 면역 반응을 담당하는 T세포 기능이 약화돼 간암 발생 및 면역 치료에 좋지 않은 반응을 일으킨다.

연구팀은 간암의 동물 모델을 이용해 면역 관문 억제제 단독 사용보다 면역 관문 억제제를 쓰면서 면역글로불린 A를 동시에 차단하면 종양 크기가 더 줄어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해 말 ‘간세포암 진단용 면역글로불린 A 마커 및 이의 용도’로 특허 등록됐으며 이번 논문으로 국제적 인정을 받았다.

현재 연구팀은 간 내 증가한 면역글로불린 A가 대식세포 이외 다른 세포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한 면역 관문 억제제 치료 반응 예측을 위한 마커로 혈중 면역글로불린 A 효용을 검증하기 위한 다기관 임상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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