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경상수지 적자 예상, 외국인 배당 여파
무역수지 불안, 연간 경상수지도 위협
IMF 후 첫 경상·재정 적자 현실화할 수도
23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온 경상수지가 지난 4월 적자를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4월 경상수지 적자는 삼성전자 등 국내 상장사의 외국인 투자자 배당 지급이 몰린 '계절적 요인'이 크지만 안심할 순 없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될 경우 연간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도 커져, 재정수지 적자와 함께 '쌍둥이 적자'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차관회의에서 한국은행이 다음 주 발표 예정인 4월 경상수지를 두고 "매년 4월 외국인 배당 지급이 집중되는 데 따른 일시적 요인으로 다소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12월 결산법인이 이듬해 4월 주주에 지급하는 배당금은 매년 경상수지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최근 주주 친화 정책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 배당금도 늘면서 발생하는 '배당소득수지 적자'는 4월 경상수지 적자의 주범이다. 배당소득수지는 내국인이 해외에서 받은 배당금 중 외국인이 국내에서 챙긴 배당금을 뺀 금액이다.
정부는 경상수지가 4월만 놓고 보면 쪼그라들지만 연간으로 보면 50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우려도 있다. 경상수지 항목 가운데 비중이 적지 않은 무역수지가 흔들리고 있어서다.
국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라 수입액이 수출액을 앞지르면서 무역수지는 지난 4월부터 2개월 연속 적자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연간 무역수지 적자가 158억 달러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33억 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다만 산업연구원이 내놓은 연간 무역수지 적자 폭은 전체 경상수지 흑자를 적자로 전환시킬 정도의 수준은 아니다. 문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 등으로 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되면 경상수지는 더 후퇴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연간 경상수지가 적자에 빠지면, 코로나19 대응으로 적자가 확실한 재정수지와 함께 1998년 외환위기 이후 25년 만에 쌍둥이 적자가 불가피해진다. 쌍둥이 적자는 대외지불 능력(경상수지), 경기 충격 버팀목(재정수지) 등 한국의 경제 체력이 약해졌다는 의미라, 대외 신인도를 떨어뜨릴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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