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에 효력을 다하는 화물 안전운임제의 유지를 놓고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7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정부도 강경 대응 기조를 밝히면서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화물연대는 국민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수차례 물러섰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대화의 물꼬를 틀 의지가 없어 파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6일 박귀란 화물연대 정책국장은 "경윳값이 치솟을 때 파업하는 것은 노동자들에게 큰 부담임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생존권과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라며 7일 0시를 기점으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박 국장은 "정부도 (엄정 대응하겠다는) 협박을 그만하고, 대화에 나서는 게 우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총파업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지난해 11월 이후 약 6개월 만으로, 화물연대 측은 이번 총파업에 2만5,000여 명의 조합원과 비조합원인 컨테이너·시멘트 화물 기사들도 참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전운임제 폐지? 오히려 확대 필요"
파업의 쟁점은 '안전운임제'다. 화물 기사들의 적정임금을 보장해 과로·과적·과속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안전운임(교통안전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운임)보다 낮은 운임을 지급하는 화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2018년 도입 당시 화주·운수 사업자들의 반발로 2020년 1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만 한시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일몰제로 올해 말 폐지될 예정이며, 적용되는 차종·품목도 '특수자동차로 운송하는 컨테이너와 시멘트 품목'으로 제한했다.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의 영구적 유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최근 경윳값 폭등으로 다수의 화물노동자들이 적자운송을 감수해야 하는 등 안전운임제 없이는 생계유지가 곤란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제도를 전 차종, 전 품목으로 확대할 것과 운임 인상, 지입제 폐지 등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물류 대란을 막기 위해 긴급 비상수송대책을 시행하기로 하고,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른 엄정 대응 방침을 재확인했다. 어명소 국토교통부 2차관은 "그동안 정부가 화물차주의 근로여건 개선과 화물운송사업 구조개혁 방안 등에 대해 화물연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의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집단 운송 거부를 강행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중앙수송대책본부의 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하고 각 관계 기관에 파업으로 인한 물류대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이에 박귀란 화물연대 정책국장은 "국민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지난해 11월 총투표로 총파업이 결정됐음에도 시한부 파업만 진행했는데, 정부의 입장은 반년간 변화가 없었다"면서 "총파업을 부추긴 건 되레 정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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