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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아이유는 안 되고 엔하이픈은 되는, 음반 판매량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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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아이유는 안 되고 엔하이픈은 되는, 음반 판매량에 대한 고찰

입력
2022.06.09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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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아이유와 그룹 엔하이픈. 아이유 SNS, 빌리프랩 제공

가수 아이유와 그룹 엔하이픈. 아이유 SNS, 빌리프랩 제공

한국 대중음악계를 대표하는 가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가수 아이유는 아직 달성하지 못했지만 아직 신인으로 불리는 그룹 엔하이픈은 데뷔 채 1년도 안 되는 시점에 이뤄낸 것이 있다. 바로 앨범 판매량 100만 장을 의미하는 '밀리언셀러'다.

아이유는 현재 국내 음악 시장에서 가장 높은 대중성과 인지도를 자랑하는 가수 중 한 명이다. K팝에 큰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아이유와 그의 대표곡 한 두 곡쯤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높은 대중성 못지않게 팬덤 역시 두텁다. 특정 성별과 나이대에 국한되지 않은 폭넓은 팬층은 아이유의 인기 행보를 탄탄하게 지지하는 중이다.

덕분에 아이유는 '냈다 하면' 각종 음원 차트를 올킬하는 가수로 오랜 시간 사랑받아왔다. 새 앨범(혹은 신곡) 발매 때면 타이틀 곡을 비롯해 각종 수록곡들이 음원 차트 최상위권에서 '줄 세우기'에 성공하는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심지어 발매 이후 한참의 시간이 지난 뒤에도 리스너들의 꾸준한 사랑 속 장기 집권까지 이어갈 정도니, 현 가요 시장에서 아이유의 존재감은 말로 다 설명하기조차 어렵다.

음원 차트 정상은 물론 굵직한 연말 시상식에서 수차례 대상까지 휩쓸며 여전히 공고한 입지를 자랑하는 아이유인 만큼 그가 지금껏 한 번도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적이 없다는 사실은 놀라움을 자아낸다.

반면 지난 2020년 데뷔한 엔하이픈은 데뷔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지난해 11월 일찌감치 첫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다. 당시 엔하이픈은 첫 정규 '디멘션 : 딜레마(DIMENSION : DILEMMA)'로 누적 판매량 113만9,099장을 달성하며 K팝 시장 데뷔 후 최단기간 밀리언셀러를 달성했다.

음반 판매량, 다르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는 현재 국내 가요계에서 음반 판매량이 갖는 의미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예다.

음원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실물 앨범보단 스트리밍으로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을 듣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음반 시장이 예전만 못해졌다는 평가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어져왔다. 음반 판매량이 아티스트의 대중성과 인기를 의미하던 시대는 이미 지난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이 '음반 판매량의 무의미'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굵직한 음반 판매 기록은 아티스트의 인기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대신 이제는 음반 판매량이 갖게 된 특수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실물 앨범을 구매하는 것만이 가수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던 만큼 앨범 판매량을 모든 가수에게 동일한 '인기의 척도'로 적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음원과 음반의 양립, K팝 가수들의 확대된 활동 영역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팬덤을 주 타깃으로 활동하는 아이돌 그룹에게는 여전히 음반 판매량이 강력한 인기의 척도가 될 수 있다. 음반 판매량이 각종 시상식이나 음악 방송 순위 및 수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팬덤은 강력한 음반 소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음반이 점차 수집의 목적을 띈 굿즈의 개념으로 변화하는 상황 속 아이돌 팬덤에게는 여전히 '구매해야 할' 대상으로 여겨지고 있다는 점도 이를 하나의 인기 척도로 볼 수 있는 이유다.

하지만 팬덤 못지 않게 높은 대중성에 기인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가수의 경우 음반 판매량보단 음원 성적으로 인기를 가늠하는 것이 더욱 마땅하다. 대중의 선호도는 소장이 목적인 앨범 구매율보단 음원 청취율에서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요계도 이에 공감하는 모양새다. 이미 연말 시상식 중 하나인 '골든디스크'는 음반/음원 부문을 이원화 하며 각 부문별 대상을 따로 선정하고 있다. '서울가요대상' 역시 2년 전부터 대상 시상을 이원화하며 변화하는 흐름에 발을 맞췄다. '음반의 시대'가 지났다는 시선 역시 이제는 바뀔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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