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풍파를 견뎌 온 금강송도 화마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지난 3월 동해안 일대를 휩쓴 산불에 기둥은 새까맣게 그을렸고, 거북 등처럼 갈라진 껍질에선 송진이 눈물처럼 흘러내렸다. 그로부터 3개월 후, 나무는 거짓말처럼 무성한 초록 이파리를 뽐내며 당당히 서 있다. 현대사의 격랑 속에서 공존과 통합을 외쳐 온 한국일보가 오늘로 창간 68주년을 맞았다. 세찬 불길을 견뎌 푸르름을 지켜낸 금강송처럼 어떤 외압과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중도 정론지로서 한국일보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새겨본다. 7일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덧골마을 어귀에서.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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