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들과 슬리퍼가 어울리는 계절이다. 하지만 발이 못생긴 여성은 이런 신발을 신을 수 없어 고민이다. 발가락이 굽거나 발가락 바닥과 등이 신발과 닿아 생기는 굳은살 등 심미적 요인 때문이다.
엄지발가락(무지ㆍ拇指)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는 ‘무지외반증’은 신발 때문에 생기는 대표적인 여성 발 변형 질환이다. 이동연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무지외반증은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많이 발생하는데 무지외반증 치료를 가장 많이 받는 여성은 30대 후반~40대 중반 여성”이라고 했다.
무지외반증은 단순히 휘는 정도가 아니라 엄지발가락이 옆으로 비틀어지면서 기능을 잃게 되고, 발가락과 발허리를 잇는 관절이 붓고 아프며 바닥에도 굳은살이 생기고 아프게 된다.
박유정 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X선 검사로 엄지발가락이 15도 이상 휠 때 무지외반증으로 진단한다”며 “여성 신발이 무지외반증의 주요한 발병 원인이지만 여성이 남성보다 더 유연한 것도 변형이 많이 발생하는 원인”이라고 했다.
무지외반증이 있으면 걸을 때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을 밀어서 다른 발가락의 변형까지 일으킨다. 엄지발가락만 아프면 신발을 신지 않으면 통증이 사라지지만 둘째 발가락이 아프기 시작하면 신발을 신지 않더라도 아프다.
잘 맞지 않는 좁은 신발을 신을 때 좁은 공간에 발가락이 밀착되고 굽어져 있는 상태에서 발가락이 변형되기 시작해 망치처럼 구부러진 발가락을 ‘망치 족지’라고 부른다.
무지외반증이 있으면 여러 발가락이 신발과 닿아 굳은살이 생기고 망치 족지 변형도 잘 발생한다. 또 무지외반증을 앓는 여성에게 많이 동반되는 ‘지간신경종’은 발가락으로 가는 신경이 압박을 받아 두꺼워져 발가락이 저린 증상을 말한다.
신경종은 둘째와 셋째 발가락 사이와 셋째와 넷째 발가락 사이에 자주 생긴다. 걸을 때 발바닥 앞쪽에 타는 것 같은 통증이 생기고, 발가락이 저리거나 감각이 떨어진다.
이런 발 질환은 볼이 넉넉하고 쿠션이 좋은 편한 신발을 신는 것만으로도 증상을 많이 완화할 수 있다. 볼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을 오래 신지 않고, 발가락이 신발과 닿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시원하면서도 간편하게 신고 벗을 수 있는 뮬ㆍ블로퍼ㆍ슬립온ㆍ플립플랍 등도 여름철 인기 아이템이다.
대체로 발 전체를 고정하지 못하기에 걸을 때 근육이나 힘줄에 무리가 생긴다. 특히 보행 패턴이 불안정해지고 발의 충격 흡수도 떨어져 다양한 발 질환을 일으키기 쉽다.
장마철에 자주 신는 레인부츠는 발이 젖지 않게 하는 실용적인 신발이지만 무겁고 밑창이 딱딱해 충격 흡수가 잘되지 않아 발바닥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신발로 인한 발 부상을 예방하려면 평소 스트레칭으로 발바닥 근육을 강화하는 게 좋다. 잠자기 전에 발을 정성스럽게 씻으면서 족욕이나 마사지를 하는 것이 좋다.
박유정 원장은 “발뒤꿈치까지 단단하게 잡아줄 수 있는 샌들을 택하는 게 좋다”며 “발 길이와 넓이에 맞는 신발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발가락이 꺾어지는 부위가 신발이 꺾어지는 부위와 일치하는지도 중요하다”고 했다.
평소 발의 피로를 풀고 혈액순환을 개선해 발 질환을 예방하는 것은 아침저녁 샤워 후 양쪽 발을 5분씩 마사지하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
발뒤꿈치 주무르기, 발바닥 쓸어 올리기, 손으로 발가락 젖히기, 양손으로 발목을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쓸어주기, 엄지발가락 옆 누르기를 주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진다.
책상에 앉아 일할 때 때때로 맨발로 책상 모서리를 발바닥으로 긁거나, 둥근 캔을 발바닥으로 굴리거나, 손으로 발바닥 안쪽 움푹한 곳을 꾹꾹 눌러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발 근육 강화 운동]
①발가락 힘 기르기= 발가락 사이에 스펀지를 넣고, 힘을 줘 오므리기를 10초 유지한다. 발가락을 다시 펴 10초 유지하고, 이 동작을 10회 반복한다.
②발가락으로 책장 넘기기= 의자에 앉아 책을 펼쳐 놓고 오른발로 책장을 거꾸로 넘긴다. 왼발은 책장을 앞으로 넘긴다. 한 번에 50페이지 정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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