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식품ㆍ의료제품 이야기] 신영민 식품의약품안전처 유해물질기준과장
‘꿀벌 실종’ 현상이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꿀벌은 농작물 수분(受粉)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기에 양봉 농가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꿀벌 실종 현상이 기후 변화에 따른 현상이라는 분석과 인류 전체를 위협하는 식량난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있는 만큼 이 문제는 우리 모두에게도 중요하다.
꿀벌이 실종되는 현상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기생충이나 바이러스를 막지 못하는 것이 주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우리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힘겨운 싸움을 하는 것처럼 꿀벌도 여러 바이러스에 대항하고 세균 감염에 따른 질병에 걸리는 것이다.
꿀벌에 기생하는 진드기는 애벌레를 죽이거나 정상적인 어른 벌로 자라지 못하게 만들고, 치명적인 손상을 주는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 역할도 한다.
바이러스는 종류에 따라 벌 날개를 기형으로 만들거나 애벌레를 썩게 한다. 세균이나 곰팡이에 감염된 애벌레는 제대로 자라지 못한다. 꿀벌은 군집 생활을 하므로 이러한 바이러스나 세균에 감염됐을 때 전파가 빠르다.
우리가 더 많은 꿀벌을 잃지 않으려면 동물용 의약품을 사용해야 한다. 때로는 예방을 위한 약품도 필요하다. 다만 건강한 꿀벌을 만들기 위해 동물용 의약품을 사용하는 만큼 그 벌이 생산하는 꿀의 안전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식약처는 동물용 의약품의 잔류 허용 기준을 정해 관리하고 있다. 잔류 허용 기준이란 최종 식품에 남아 있는 약품을 식품과 함께 섭취하더라도 안전하다고 정한 양이다.
만일 꿀에 남아 있는 약품이 잔류 허용 기준보다 적은 양이라면 평생 먹더라도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국내에서 생산되거나 수입되는 벌꿀은 시중에 유통되기 이전에 동물용 의약품 잔류 허용 기준에 적합한지 여부를 검사하고 있어 안심하고 섭취해도 좋다.
간혹 직접 사용하지 않은 약품 성분 등이 꿀에서 검출되는 경우도 있다. 벌들이 꿀을 모을 때 동물용 의약품을 사용하는 가축 사육 시설 등 다양한 환경에 접촉하면서 오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런 오염 성분 중 항생제 내성 문제로 위해성이 높은 항균제는 올해부터 불검출 수준(0.01ppm)으로 관리를 하고 있다. 앞으로도 식약처는 안전한 벌꿀이 유통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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