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들 은어 주고받으며 설전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수박 사진. 이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번엔 '수박'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내 친이재명계(친명)와 비이재명계(비명)가 충돌했다.
발단은 정세균계(SK) 3선 중진인 이원욱 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일 페이스북에서 올린 수박 사진이다. 이 의원은 "수박 정말 맛있네요. 함께 하고 계신 분들이 여름엔 역시 수박이 최고라고 하신다"는 글을 썼다.
수박은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 '민감한 단어'다. '수박'은 푸른 껍질과 빨간 속알맹이로 겉과 속이 다른 점에 빗대 '겉으로는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속으로는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을 뜻하는 은어다. 이번엔 친명 성향 강성 지지층이 친문재인계(친문) 등 비명계 정치인을 비난할 때 사용됐다.
이 의원도 앞서 지방선거 패배 이후 '이재명 책임론'을 언급했다가 극성 지지자들로부터 '수박이 아니냐'는 비판을 들었다. 이에 이 의원은 "무더위에 국민들이 수박을 찾듯이 민주당에 필요한 건 최소한의 발언이라도 하는 수박이 아니겠느냐"며 "내가 민주당의 수박이 되겠다"고 응수한 바 있다.
김남국 "이원욱 포스팅, 잘못된 행동"
'수박 사진'을 놓고 논란이 커지자, 대표적인 친명계인 김남국 의원이 11일 직접 나섰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이 의원의 포스팅은 많이 아쉽다"며 "국민에게 시비 걸듯이 조롱과 비아냥거리는 글을 올려서 일부러 화를 유발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행동 같다"고 썼다. 이 의원이 수박 사진을 올린 것이 친명 지지자들에 대한 조롱이라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연이은 선거 패배에 책임 있는 저희 의원들은 지지자들이 매를 들어도 그냥 맞아야 할 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지켜주신 권리당원 한 분, 한 분께 너무나 감사하다. 언제나 높이 모셔야 할 분들"이라며 친명 지지층을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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