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류호정 정의당 의원 등 비판
"부실수사 해놓고 관계자 책임 운운, 유체이탈"
"군사법원 폐지 이유 국방부만 모른다"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이 고(故) 이예람 공군 중사 성추행 가해자에게 1심의 징역 9년보다 감형된 징역 7년을 선고하자 군인권센터가 이에 반발해 "고등군사법원이 이예람 중사에게 보복 중인가"라는 성명을 냈다.
고등군사법원은 14일 공군 장 모 중사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서 "이 중사 사망의 책임은 군의 은폐, 축소 문제도 있어 장 중사에게만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며 형량을 줄였다. 이에 대해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군검찰이 부실수사로 관계자를 다 풀어줬는데, 군사법원은 가해자를 봐주자며 부실 수사 관계자 책임을 운운한다. 파렴치한 말장난이고 유체이탈"이라고 주장했다.
임 소장은 "고등군사법원이 이 중사 사건으로 말미암아 조직이 사라지니 고인과 유가족에게 보복이라도 하겠다는 것인가"라는 주장도 했다. 이 중사 사망 사건 등을 계기로 지난해 8월 통과된 군사법원법에 의해 고등군사법원이 폐지되고 2심을 민간 고등법원이 담당하게 되는데, 고등군사법원이 다른 사건은 대거 민간에 이송하면서도 유독 이 중사 사건은 끝까지 판결했다고 지적한 것이다.
임 소장은 "고등군사법원이 이 중사 죽음의 책임이 군의 구조적 사건 은폐, 축소에 있다고 했으니 이제 특검의 책임이 막중하다"면서 "구조적 사건 은폐, 축소에 연루된 이들을 낱낱이 찾아내 모두 법의 심판을 받게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공군 군검찰과 군사경찰의 수사가 미흡하다는 지적에 4월 국회에서 특검법이 통과됐고 검사 출신 안미영 변호사가 지난달 특별검사로 지명돼 활동에 들어갔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에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은 오늘 유족의 가슴에 다시 한 번 대못을 박았다"면서 판결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류 의원은 고등군사법원이 유가족 측에서 항소한 보복 협박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유지한 것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그는 "'사과를 받아주지 않으면 자살하겠다'는 가해자 장 모 중사가 보낸 문자가 사과의 의미를 강조한 것이기 때문에 보복 협박이 아니라고 한다"면서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논리, 아무도 동의할 수 없는 법리"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국민이 공군 성폭력 사건에 특검 도입을 명령한 이유, 우리 국회가 군사법원 폐지 논의를 시작한 이유를 군사법원만 모른다. 국방부만 외면하고 있다"면서 "군은 이번 판결로 그동안의 오류를 바로잡을 마지막 기회마저 걷어찼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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