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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혜 "이번 뮤지컬 앨범, 음악 인생의 재미있는 피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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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혜 "이번 뮤지컬 앨범, 음악 인생의 재미있는 피크닉"

입력
2022.06.15 18:29
수정
2022.06.15 19:11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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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임선혜 뮤지컬 앨범 '더 맨 아이 러브' 발매
뮤지컬 레퍼토리로만 구성한 국내 첫 솔로 앨범
"소프라노로서 뮤지컬곡 저음 부분이 오히려 어려워"
'엘리자벳'·'오페라의 유령' 등 음역대 높여 녹음
바리톤 김기훈 등 젊은 음악가와 호흡

소프라노 임선혜가 15일 뮤지컬 앨범 '더 맨 아이 러브'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린 서울 강남구 복합문화공간 오드포트에서 포즈를 취했다. 유니버설뮤직 제공

소프라노 임선혜가 15일 뮤지컬 앨범 '더 맨 아이 러브'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린 서울 강남구 복합문화공간 오드포트에서 포즈를 취했다. 유니버설뮤직 제공

"제가 오늘따라 말을 되게 못하죠. 이 자리가 그만큼 긴장되고 떨리는 자리예요. 어제 앨범을 받긴 했는데 무서워서 못 들었어요."

소프라노 임선혜(46)에게 늘 따라붙는 '고(古) 음악의 디바'라는 수식어는 이제 그의 광폭 스펙트럼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독일 베를린을 거점으로 필립 헤레베헤, 르네 야콥스 등 고음악 분야 최고 명장 지휘자들과 함께 세계 무대를 누비고 있는 임선혜는 지난 몇 년간 조금 더 현대적 작품과 예술 가곡 등으로 레퍼토리를 넓혀 왔다. 2015년에는 국내 초연 라이선스 뮤지컬 '팬텀'의 주인공으로 무대에 서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뮤지컬 음반을 들고 고국 팬을 찾았다. 임선혜는 15일 서울 강남구 복합문화공간 오드포트에서 열린 뮤지컬 앨범 '더 맨 아이 러브'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앨범은 내 음악 인생의 재미있는 피크닉"이라며 "고음악에서 이름을 알리게 되고 이런 피크닉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겨 행운"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앨범은 레너드 번스타인이 작곡한 뮤지컬 '피터팬'의 삽입곡 '드림 위드 미',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삽입곡 '투나잇', 조지 거슈윈이 작곡한 뮤지컬 '스트라이크 업 더 밴드' 삽입곡 '더 맨 아이 러브' 등 9곡의 뮤지컬 삽입곡으로만 채웠다.

임선혜가 뮤지컬 주인공으로 각인된 것은 '팬텀'이지만 뮤지컬과의 인연은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대학 때 합창 아르바이트로 뮤지컬에 참여했다 정식 출연 제안을 받고 고민했지만 '끼가 엄청 있는 아이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교수님 말씀을 듣고 마음을 접고 유학을 떠났다"며 "내가 모범생인 척 사기를 잘 쳤나 보다"며 웃었다.

소프라노인 그에게 뮤지컬곡을 부르는 일은 원곡의 음역대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고충이 있었다. 뮤지컬계에서 최고음곡으로 유명한 '엘리자벳'과 '오페라의 유령' 주제곡마저 음역대를 높여 녹음했을 정도다. 그는 "곡 성격이 변하거나 감정이 격상돼 들리지 않도록 노래하는 게 내 과제였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은 지난해 BBC 카디프 콩쿠르 아리아 부문에서 우승한 바리톤 김기훈을 비롯해 피아니스트 문재원·세바스티안 비난트,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플루티스트 조성현, 첼리스트 문태국, 뮤지컬 배우 에녹 등이 함께 참여했다. 임선혜는 "이런 좋은 젊은 음악가들과 내가 어울릴 수 있음을 행복한 자랑으로 여긴다"며 "오래 노래를 잘해 이들의 음반에 도움을 주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했다.

소프라노 임선혜가 15일 서울 강남구 복합문화공간 오드포트에서 열린 뮤지컬 앨범 '더 맨 아이 러브'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유니버설뮤직 제공

소프라노 임선혜가 15일 서울 강남구 복합문화공간 오드포트에서 열린 뮤지컬 앨범 '더 맨 아이 러브'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유니버설뮤직 제공

수많은 음악가가 그랬듯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공연이 줄줄이 취소됐지만 그에게는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그는 "성악가라는 직업을 20년 넘게 해 오면서 늘 잠자리가 바뀌고 언제든 만날 수 있는 친구와 이웃이 없다는 게 가장 힘든 점이었다"며 "팬데믹으로 한국에 오래 머물면서 가족의 대소사를 챙기고 친구도 많이 만나, 이제 다시 해외 활동을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채워졌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전환기를 맞아 올해는 국내외 일정이 꽉 차 있다. 25일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는 기타리스트 박규희와, 내달 7일은 평창대관령국제음악제에서 러시아 피아니스트 알렉산더 멜니코프와 함께 리사이틀을 갖는다. 이후엔 독일로 돌아가 '독일 칸타타'를 주제로 독집 음반을 녹음한다. 8월에는 뉴욕 링컨센터에서, 10월에는 일본 요코하마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미혼인 임선혜는 앨범 타이틀을 '더 맨 아이 러브'로 결정한 배경에 대해 “이 노래의 주인공은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고 자기가 사랑할 사람을 기다리는 게 나랑 비슷하다”며 "그래서 내가 아직까지 혼자인 것 같다"며 웃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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