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병역제도가 변화하고 있고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워 방탄소년단 멤버들도 자신들의 계획을 짜는 게 어렵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이 사실이다. 국회에 계류된 병역법 개정안이 조속히 결론 나서 방탄소년단이 공백 없이 활동을 이어나가기를 바란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하이브의 이진형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OO)는 지난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말했다. 방탄소년단이 예술·체육요원으로 편입될 수 있도록 병역법을 개정해달라는 요구였다. 병역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을 경우 당장 멤버들 중 맏형 진이 올해 말까지 입대해야 한다.
방탄소년단이 14일 유튜브 공식 채널을 통해 공개한 영상 ‘찐 방탄회식’에서 팀 활동 중단을 선언한 가운데 이들의 군 입대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 멤버들은 이날 영상에서 “개인적 성장”을 그룹 활동 중단의 이유로 들었지만 군 문제가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1992년생인 진은 2020년 대중문화예술 분야 우수자로 선정돼 만 30세가 되는 해인 올해까지 입대를 연기했다. 법이 바뀌지 않는 한 그는 올해 안에 군에 입대해야 한다. 이어 1993년생인 슈가와 1994년생인 RM, 제이홉 1995년생인 뷔, 지민, 1997년생 정국이 차례로 입대하게 된다. 멤버들이 서둘러 입대하면 공백을 2년 안팎으로 줄일 수도 있지만 모두 만 30세에 입대할 경우 최대 7년간 완전체 활동이 어려워진다. 당장 제이홉, 슈가, RM 등이 솔로 활동 계획을 내비치고 있어 이들의 동시 입대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익에 기여한 대중문화예술인을 병역특례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 병역법 개정안은 여전히 국회에 계류 중이다. 지난달 초 황희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병역법 조기 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지만 퇴임을 앞둔 시점의 발언이었던 데다 부정적인 여론에 부딪혀 별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멤버들은 군 입대에 관련한 사항은 회사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진은 지난 4월 “병역 문제와 관련해 회사와 많이 이야기했고 회사에 최대한 일임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는 여전히 병역법 개정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사전에 촬영, 편집된 ‘찐 방탄회식’ 영상에서도 병역 관련 언급은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한 K팝 기획사 임원은 “병역법 개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진의 입대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멤버들의 솔로 활동과 맞물려 하이브로선 병역 관련 셈법이 더욱 복잡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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