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초긴축, 2040빚투의 절규]
삼성전자 네이버... 국민주까지 추락
가상화폐시장은 바닥 뚫린 형국
"신혼집 자금에 퇴직금까지 날려"
"적금처럼 꾸준히 우량주 삼성전자만 사 모았는데 배신감 느낀다."
직장인 윤모(28)씨
"큰돈 번 친구들 소식에 '벼락거지'가 된 것 같아 주식과 코인 투자를 시작했다. 벼락거지 면하려다 거지 될 판이다."
대기업 회사원 임모(29)씨
"전 재산이 주식에 묶여 가족 눈치보며 물배만 채운다. 가난을 거꾸로 하면... 난가?"
주식 커뮤니티 이용자 A씨
"코인 투자로 신혼집 전셋값 다 잃었다. 예비신부 볼 면목이 없다"
금융업 종사자 김모(36)씨
회사원 이모(33)씨는 ‘동학개미 운동’ 열풍이 불던 2020년 초 8,000만 원으로 처음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상승장을 타고 5개월 만에 4,000만 원을 벌고 나니 자신감이 솟았다. 이후 큰 맘먹고 대출까지 받아 2억 원을 국내 주식에 ‘올인’했지만, 19일 현재 수익률은 반 토막에 가까운 마이너스(-) 40%. 이씨는 “한 번은 반등하겠지 싶어 손실 구간 진입 후에도 이자를 내면서 버텼다”며 “이제는 한계”라고 말했다.
글로벌 긴축 공포가 증시를 강타하면서 주식 투자자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주로 최근 2년 사이 재테크만이 유일한 ‘계층 상승 사다리’라고 믿고 투자 열풍에 탑승한 2040세대다. 대출을 끌어 모아 투자한 ‘빚투족’과 변동성이 큰 코인 투자에 뛰어들었던 ‘코인러’들의 한숨은 내리꽂는 주식 차트보다 깊다.
"우량주라 믿었는데"… 반대매매도 올해 최고치
코스피는 17일 기준 장중 2,400선 밑까지 떨어졌다. ‘국민주’들도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1년 7개월 만에 ‘5만 전자’로 추락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나란히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그나마 안전하다고 여겼던 국민주의 추락은 증시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주식 계좌를 만든 직장인 윤모(28)씨는 “우량주라길래 적금처럼 삼성전자 주식을 사 모았는데 배신감이 든다”며 “당분간 거들떠보지 않고 묻어 두는 게 최선일 것 같다”고 말했다.
주식 온라인 커뮤니티엔 무리한 ‘반등 베팅’에 나섰다가 주가가 추가로 하락하면서 ‘반대매매’를 당할 위기에 처했다는 사례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반대매매는 증권사의 돈을 빌려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가 약정한 기간 내 미수금을 갚지 못했을 때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팔아 처분하는 것을 뜻한다.
실제 반대매매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난 상태다. 금융투자협회 집계를 보면 15일 기준 국내 증시 반대매매금액은 315억5,500만 원으로 지난해 10월 7일(344억1,700만 원)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13.1%였는데, 역시 올 들어 최고 수준이다.
특히 2040세대의 하소연이 늘고 있다. 실제 한국예탁결제원은 지난해 12월 결산 기준 국내 상장사 개인투자자 약 1,374만 명 중 50대 미만 비중이 58.7%(806만5,000여 명)라고 집계했다. 국내 주식 투자자 5명 중 3명이 2040이라는 얘기니 목소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
코인러는 '루나 사태' 직격탄, "벼락거지 면하려다..."
코인러들의 성적표는 '롤러코스터'를 연상케 한다. 최근엔 바닥이 뚫린 형국이다. 10년 차 금융업 종사자인 김모(36)씨는 결혼 전 신혼집 마련을 위해 모은 4억 원으로 가상화폐 투자를 시작해 한때 수익률 1000%까지 찍었지만, 지금은 잔고가 바닥났다. 김씨는 “손실 복구를 위해 퇴직금까지 추가로 투입했지만 그마저도 날렸다”며 “예비신부를 볼 면목이 없다”고 망연자실해 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임모(29)씨도 ‘루나 폭락 사태’ 여파로 순식간에 원금 1억 원 중 절반을 잃었다. 그는 “친구들이 주식과 코인, 부동산으로 큰돈을 번 얘기를 듣고 상대적 박탈감에 코인 투자를 시작했다”며 “‘벼락거지’ 면하려다 정말 거지가 될 판”이라고 토로했다.
나이가 많을수록 진입 장벽이 높은 코인시장 역시 2040 투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발표한 ‘가상자산사업자 실태 조사’ 결과, 지난해 가상화폐 투자자 558만 명 중 8할 이상(456만 명)이 2040세대로 집계됐다. 투자는 개인의 책임이지만 유례없는 글로벌 긴축 위기는 투자자들이 감당하지 못할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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